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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설 속 4·3 풍경, 설치작품으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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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계획

‘작별하지…’ 초반 장면 재현 등
5월부터 ‘해방공간’ 주제로 선봬
“성근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벌판의 한쪽 끝은 야트막한 산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등성이에서부터 이편 아래쪽까지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심겨 있었다. 여러 연령대의 사람들처럼 조금씩 다른 키에, 철길 침목 정도의 굵기를 가진 나무들이었다. 하지만 침목처럼 곧지 않고 조금씩 기울거나 휘어 있어서, 마치 수천 명의 남녀들과 야윈 아이들이 어깨를 웅크린 채 눈을 맞고 있는 것 같았다.”

제주 4·3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생존자들의 길고 고요한 투쟁과 애도를 그린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2021)는 이 같은 꿈 이야기로 시작된다. 한 작가가 이 소설의 첫 장면을 재현한 설치 작품 ‘더 퓨너럴(The Funeral·장례식·사진)’이 올해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에 전시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1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를 주제로 한 한국관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아르코에 따르면, 이번 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은 ‘해방공간’으로 설정되고, 그 안에서 수도 설비용 동 파이프로 만든 최고은 작가의 ‘메르디앙(Meridian)’과 오간자(얇고 빳빳하며 속이 비치는 직물)로 움막을 형성하고 애도, 기억, 전망, 생활 등 8개의 스테이션을 만드는 노혜리 작가의 ‘베어링(Bearing)’을 선보인다.

올해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