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 엠텍(M-TEC) 생산 공장. 거대한 전선 릴이 쉼 없이 돌아가며 아프리카 대륙 곳곳으로 연결될 전력 케이블을 뽑아낸다. 대한전선이 아프리카 전략 거점으로 삼아온 이 공장은 최근 확장 준공을 마치며 생산 역량을 한층 끌어올린 핵심 시설이다. 현장을 찾은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의 시선은 단순 점검을 넘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 확대 전략에 맞춰 있었다.
20일 호반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해외 현장경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싱가포르를 잇따라 방문하며 대한전선의 주요 해외 사업장을 직접 점검하고 현지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전선이 2000년 설립한 남아공 엠텍 공장은 아프리카 전력 인프라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반복되는 전력 공급 불안과 노후 전력망 문제로 투자 필요성이 커지면서 공장 확장과 생산능력 강화가 이뤄졌다. 김 회장은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며 기술 협력과 장기 투자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전력 인프라 산업은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성, 경제 성장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기술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아공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믹스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대한전선은 송배전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핵심 공급 파트너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잇는 400kV급 초고압 지중 전력망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이 사업은 설계·조달·시공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풀 턴키’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동남아 전력 수요 증가와 역내 전력망 연결 확대 흐름 속에서 핵심 인프라 사업으로 평가된다.
대한전선은 싱가포르 400kV 이상 초고압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글로벌 초고압 케이블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국내 전선 업체 가운데 해당 전압급 턴키 사업 수행 경험을 보유한 곳은 대한전선이 사실상 유일하다.
호반그룹은 전선 제조 역량에 건설·인프라 개발 경험, 프로젝트 관리 능력, 금융 투자 기능을 결합한 복합 사업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기자재 공급을 넘어 개발·투자·시공을 아우르는 구조를 통해 글로벌 전력망 프로젝트 참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건설과 인프라 분야에서 축적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에너지 사업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며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와 현장 중심 경영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