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남정훈 기자]
“효진아, 미리 사과할게. 네가 은퇴하지만, 우리가 통합우승을 할거니까”(도로공사 배유나)
“사과할 건 아닌 것 같아. (배)유나는 마흔다섯까지 선수생활할꺼니까, 챔프전은 우리가 우승할게”(현대건설 양효진)
2007~2008시즌에 나란히 V리그에 데뷔한 양효진과 배유나가 생애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유쾌한 설전을 벌였다.
양효진과 배유나는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각오를 밝혔다.
1989년생인 두 선수는 2007~2008 신인 드래프트에 함께 참가한 동기다. 한일전산여고(現 한봄고) 시절부터 ‘배구 천재’라 불리며 국가대표에 차출됐던 배유나의 전체 1순위 지명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양효진도 과거 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배)유나의 1순위는 저도 인정했다. 그런데 제가 4순위까지 밀릴 줄은 몰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두의 예상대로 배유나가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었고, 양효진은 이연주(전 KGC인삼공사), 하준임(전 도로공사)에게 밀려 4순위로 현대건설의 유니폼을 입었다.
20년간 V리그에서 서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맞대결을 펼쳐온 두 선수는 이제 마지막 일전을 남겨두고 있다. 양효진이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둘의 맞대결이 확정된 건 아니다. 배유나의 도로공사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프전에 직행한 반면, 양효진의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챔프전 파트너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현대건설을 꼽기도 했다.
오랜 시간 코트 위에서, 그리고 밖에서 우정을 쌓아온 둘에게 서로를 향한 선전포고를 해달라고 부탁하자 배유나는 “효진이랑은 20년 가까이 코트에서 상대했던 친구다. 친구가 은퇴한다고 하니 아쉽고 감정도 많이 안 좋다. 그렇지만...미리 사과를 할게. 우리가 통합우승을 해야할 것 같아”라고 도발했다. 이를 들은 양효진은 “사과를 할 건 아닌 것 같아. 정규리그 때도 (배)유나가 정규리그 1위를 하겠다고 했었다. 그 말대로 정규리그 1위도 했고, 유나는 마흔다섯까지 뛸꺼니까 이번 챔프전은 우리가 우승을 할게”라고 맞받아쳤다.
과연 2007~2008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가 낳은 최고의 재능인 양효진과 배유나가 2025~2026 챔프전에서 생애 마지막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