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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한 개 잃으면 4500만원 손해… 부족한 양치질이 '암'도 부른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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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치아 상실 시 전체 암 발생 위험 최대 18% 급증
위산도 견디는 ‘잇몸병 원인균’, 대장까지 도달해 암 악화
“양치 횟수만 늘려도 암 유병률 뚜렷하게 감소”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구강 건강이 노쇠를 늦추고 건강수명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떠올랐다. 구강 건강이 전신 질환, 특히 암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구강은 식도와 직접 연결된 통로라는 점에서 잇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만성 염증 등이 몸 전체로 퍼질 수 있다.

 

국제학술지 ‘구강보건 및 예방치과학’(Oral Health & Preventive Dentistry) 최근호에 따르면 고려대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8년)에 참여한 성인 1만3616명을 분석한 결과, 치아가 8개 이상 빠진 사람은 치아가 하나도 빠지지 않은 사람보다 암을 앓고 있을 확률이 1.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아가 8개 이상 빠진 사람은 치아가 하나도 빠지지 않은 사람보다 암을 앓고 있을 확률이 1.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치아가 8개 이상 빠진 사람은 치아가 하나도 빠지지 않은 사람보다 암을 앓고 있을 확률이 1.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런 결과는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와 서울시보라매병원 연구팀이 2009년 구강검진을 받은 성인 384만5280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프로그레스’(Science Progress)에 발표한 논문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 연구에서는 치아 상실이 있는 그룹에서 각종 암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암종별 발생 증가율은 대장암 13%, 간암 9%, 위암 8%, 폐암 4%였다. 치은염이 있는 경우에도 간암과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각각 8%와 7% 증가했다. 특히 50세 이상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해, 치아 상실이 전체 암 발생 위험을 18%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강 건강과 암을 잇는 핵심 고리는 만성 염증이다.

 

치주염은 세균성 플라크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만성 염증 질환이다. 문제는 이 염증이 입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염증 매개 물질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면역 기능을 약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 발생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구강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일상 속 관리다.

 

고려대 연구팀의 분석에서는 칫솔질 빈도에 따른 암 유병률 차이가 뚜렷했다. 하루 3회 미만으로 이를 닦는 사람의 암 유병률은 3.2%로, 하루 3회 이상 칫솔질을 하는 사람(2.2%)보다 높았다. 하루 3회 이상 칫솔질을 하는 경우, 3회 미만인 경우보다 암 유병 가능성이 30% 가량 낮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임지준 회장은 “치아 한 개의 가치는 약 3만달러(약 4500만원)에 달하고, 건강수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평소 올바른 칫솔질과 치태 관리만으로도 치주질환뿐 아니라 폐렴, 치매 위험까지 낮출 수 있는 만큼 국가적인 구강건강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치주과학회는 19일 ‘철저한 잇몸관리, 소화기암 위험을 줄입니다’라는 주제로 ‘제18회 잇몸의 날’ 행사를 열고 치주질환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최신 연구를 소개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에서 박재용 중앙대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교수는 ‘잇몸 건강과 식도암과의 관계’를 주제로 치주질환을 포함한 불량한 잇몸 건강 상태가 식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를 소개했다.

 

박 교수는 “구체적으로 치아 상실이 있는 경우 약 16%,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약 10% 더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면서 “하루 3회 미만 칫솔질, 취침 전 칫솔질 부족, 치간 세정 도구 미사용 등의 불량한 구강 위생 습관 역시 식도암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중기 조선대 치과대학 구강생화학교실 교수는 ‘잇몸병 세균이 대장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치주질환 유발 세균이 대장암 발생 초기 및 진행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 교수는 2024년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본인의 연구를 통해 치주질환 원인균인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 중에서도 아종 ‘애니멀리스 C2’라는 세균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해당 세균은 강한 위산을 견뎌내는 ‘위산 저항성 기전’을 가지고 있어, 대장까지 도달해 암을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