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최대 명절 ‘누루즈’(Nowruz)를 맞아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이란계 주민들이 대상이지만, 미국과의 교전 당사자인 이란 입장에선 불쾌감을 느낄 법도 하다. 트럼프는 “중동에서 우리의 정의로운 사명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란 문화권의 누루즈(3월20일)를 맞아 메시지를 내놓았다. 누루즈란 페르시아어로 새해 첫날을 뜻하는데, 봄의 시작을 알리는 춘분(春分)이 바로 누루즈에 해당한다. 우리로 치면 설날인 셈이다. 이란인들은 보통 3월20일부터 2주일 동안 누루즈 명절을 즐기며 이 기간 해외 여행을 떠나거나 이슬람 성지를 방문하는 이가 많다.
트럼프는 메시지에서 “오늘 나는 누루즈를 기념하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최고의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누루즈를 계기로 미국과 세계 모든 나라에서 평화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대의(大義)를 증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에 해당하는 “누루즈 피루즈(Nowruz Pirouz)”라는 인사로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는 “중동에서 우리의 정의로운 사명을 계속 이어갈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의 전쟁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2월28일 첫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당시 86세)를 제거한 미국·이스라엘 군대는 연일 미사일로 이란의 군사 시설 등을 타격하며 20일 넘게 전투를 지속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그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미 해군사관학교 생도들 앞에서 “이란 지도부가 제거됐고, 그 뒤를 이은 차기 지도부도 모두 제거됐으며, 그 뒤를 이은 지도부 역시 대부분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일방적 승리를 단언한 셈이다. 그는 “이제 이란에서는 아무도 지도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며 “대화를 나누고 싶어도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말로 이란 지도부를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이란 지도부의 분위기는 전혀 다른 듯하다.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새 최고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날 누루즈를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 정권 수장과 군부 인사를 제거하면 이란을 지배하고 분열시킬 수 있다는 것은 트럼프의 망상”이라며 올해를 “국가적 단결과 국가안보 아래 저항 경제를 구축하는 해”로 규정했다. 미국에 끝까지 저항할 것이란 점을 밝힌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