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의 ‘백범일지’ 부록으로 실린 ‘나의 소원’을 춘원 이광수가 대필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가 발표됐다.
20일 서울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기념관 의정홀에서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 유네스코 ‘김구의 해’ 기념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민주국가에서 문화국가로’란 주제로 ‘백범 김구의 민주국가론’과 ‘백범 김구의 통일국가론’, ‘백범 김구의 문화국가론’으로 나눠 발표가 진행됐다.
이중 3주제 ‘백범 김구의 문화국가론’에선 황태연 동국대 명예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에 대해 강론했다.
‘나의 소원’에 대해 일부 학계에선 이광수의 이념과 일본 메이지 시대 유행한 ‘아름다운 나라’라는 개념이 보여 이광수가 대필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이날 ‘나의 소원’에 대해 이광수가 윤문(원고의 문장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다듬어 읽기 좋은 글로 만드는 작업)한 ‘국사원본’(1947년)과 다른 판본, 임시정부 선전부장과 김구 주석의 비서였던 엄항섭이 편찬해 1948년 10월에 발간한 ‘김구주석최근언론집’의 부록에 ‘나의 소원’의 원본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에 따르면 ‘나의 소원’에 대해 두 가지 판본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이들 간 8건의 차이점을 보였다.
예컨대 엄항섭본에는 ‘독립이 없는 나라의 백성’이 이광수본에선 ‘독립이 없는 백성’으로, ‘혈통적인 민족만은 영원히 성쇠흥망의 공동운명의 인연에 얽힌 한 몸으로 이 땅 위에 나는 것이다’는 ‘혈통적인 민족만은 영원히 성쇠흥망의 공동운명의 인연에 얽힌 한 몸으로 이 땅 위에 남는 것이다’로 달랐다.
특히 엄항섭본은 김구가 1949년에 ‘대조’지에 쓴 ‘마음속의 38선이 무너져야 : 민족 통일의 재구상’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광수본의 ‘나의 소원’이 잘못 옮긴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이광수가 김구의 ‘나의 소원’을 대필한 것이 아니라, 이광수가 자신의 ‘내 나라’(1948년)에서 김구의 ‘나의 소원’을 표절한 것이란 주장이다.
황 교수는 “이광수는 김구의 ‘백범일지’와 ‘나의 소원’ 원고를 윤문하면서 김구에 감화돼 김구의 ‘나의 소원’을 거의 몽땅 내용적으로 표절해 ‘내 나라’를 썼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