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헌재, 재판소원 첫 심사 26건 각하 …청구 사유 미충족이 17건으로 최다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전원재판부 회부 단 한 건도 없어
대형로펌, TF 이어 잇단 발표회
헌재 경력 부각… 고객 유치 분주

헌법재판소가 확정판결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하는 재판소원 시행 이후 첫 사전심사에서 전원재판부 회부는 단 한 건도 없다. 대형 법무법인들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데 이어 재판소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발표회를 열고 있다. 헌재는 24일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평의를 열고 전날까지 접수한 재판소원 153건 중 26건을 각하했다고 밝혔다. 각하 이유별로 보면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구 기간이 지난 5건, 항소·상고 등 다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2건, 기타 부적법한 3건 등이었다.

 

헌재는 이번 판단을 통해 “확정된 재판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인으로서는 헌재법상 각 사유를 갖췄는지에 대한 진지하고 충실한 주장·소명을 다 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2호 접수 사건인 동해안 납북귀환 어부 고 김달수씨 유족이 제기했던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판의 취소 청구 사건 역시 보충성 요건 미비로 각하됐다. 1호 사건은 아직 심리 중이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재판소원 관련 안내문이 비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재판소원 관련 안내문이 비치돼 있다. 연합뉴스

법무법인 바른은 이날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빌딩에서 ‘전면 시행된 재판소원 제도의 내용 및 절차에 대한 실무적 안내’를 주제로 발표회를 열었다. 헌법연구관 등으로 헌재에 파견 근무 경험이 있는 소속 변호사들이 발제를 맡았다.

 

헌법 및 헌법재판제도 연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성호 변호사는 발표회에서 “사전심사를 통과해야만 본안 판단을 통해 재판취소가 가능하다”며 “적법요건에 따라 헌법소송 전문가인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재판소원 본안 회부 가능성을 두고 기업 관계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법무법인들은 ‘잠재적 의뢰인’을 대상으로 이런 식의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법무법인 로고스도 25일 관련 설명회를 연다. 법조계와 기업 관계자들의 이해를 돕고 재판소원 시행에 실무적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로고스는 헌재 사무처장을 지낸 김헌정 변호사와 헌법연구관을 역임한 이승훈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재판소원센터도 운영 중이다.

 

법조계에선 변호사들이 헌재와 관련한 자신의 경력을 재판소원 청구 사건을 수임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서울지하철 2·3호선) 교대역에 늘어서 있는 변호사 광고 전광판이 바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며 “헌법연구관 근무 이력이 있는 변호사들이 전관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