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이사가 회사 임원을 대상으로 막말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안전공업은 최근 5년여 사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다섯 차례 신고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10개월여 전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했는데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손 대표 딸로 알려진 손모 상무 등 회사 윗선에서 환경 및 안전 관련 건의사항을 반려했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안전공업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과 업무 환경 전반에 대한 당국 조사도 필요해 보인다.
25일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최근까지 안전공업과 관련해 접수된 근로기준법 위반 신고는 5건이었다.
2021년 6월과 같은 해 11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76조의2를 위반했다며 두 차례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가 발생하기 10개월여 전인 지난해 5월에는 안전공업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한 후 사실확인을 위해 객관적으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신고가 접수됐다. 안전공업은 또 2021년 6월과 지난해 10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36조를 위반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신고 5건 모두 행정종결 처리되긴 했지만, 사측 노무관리와 조직문화에 결함이 있었다는 정황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막말 파문에 이어 괴롭힘 신고에 대한 사용자 의무 위반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대표의 이런 태도가 안전관리 부실 문제로도 직결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 등에 따르면 손 대표는 참사 후에도 화재 관련 언론보도를 두고 일부 직원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폭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손 대표 등 안전공업 경영진의 고압적 태도가 재해를 경고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안전공업 전 재직자라고 밝힌 글 게시자가 “절삭유가 증기 형태로 작업장 전체에 퍼져 있었다”면서 “재직 당시 이 부분을 여러 번 개선 건의했으나, 공장장 및 사장의 딸 선에서 반려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수사 중인 경찰이 직원들로부터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실에 따르면 안전보건공단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산업보건위험성평가에서 안전공업의 작업환경관리 점수는 64.1점으로, 동종 업종 평균(52.05점)을 웃돌았다. 보건관리체계 역시 평균(69.15점)보다 높은 94점을 기록했다. 건강관리 항목은 100점 만점을 받아 평균(59.04점)의 두 배에 달했다.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분진은 가공·연마작업 등에서 상시 노출되고 최근 1년 동안 노출 기준의 50%를 초과한 적도 있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개선 대책은 화학물질 취급자 등에 대한 ‘적정 보호구 착용 지속 관리’ 권고에 머물렀다. 사망자 14명 중 9명이 발견된 2층 휴게실의 불법 증축은 평가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다.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안전공업에 대한 산업안전 감독은 2023년 한 차례에 그쳤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참사와 관련해 질타를 받았다. 김 장관은 “사직서를 제출하겠나”라는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 질의에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안전공업 참사 엿새째인 이날 희생자 3명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고인들의 관이 운구차로 이동하자 유족들은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들은 20일 발생한 안전공업 화재 참사 현장에서 사망했고 23일 주검으로 가족에게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