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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대사 “호르무즈 해협, 전쟁 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韓정부, 유류세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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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26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 대사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26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 대사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관련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제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등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26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비적대적 국가로 간주되고 있다”면서도 “해협 통과를 위해서는 이란 정부와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한국 선박과 선원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관련 사안에 대해 양국 외교당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측에 선박 목록과 세부 정보를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는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78명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미국 기업만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전쟁이 시작된 이상 관련 상황은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쿠제치 대사는 26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한국에 대해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미국과 거래하는 한국 선박은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 기업이 투자한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운송하는 경우에도 항해가 제한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란 정부는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해 사실상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상황에 따른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며 “비적대 국가 선박은 이란 당국과 협의를 거쳐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조치에는 ‘전쟁 비용 및 안보 유지 비용’을 명목으로 한 통행료 부과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액은 선박 1회 통과 시 약 200만 달러(약 3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르면 국제 항행에 사용되는 해협에서는 통과 통행권이 보장되며, 단순 통과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 이란은 협약에 서명했지만 비준하지는 않은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중동 전쟁 대응 비상경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휘발유 7%, 경유 10%인 유류세 인하율을 오는 27일부터 각각 15%, 25%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리터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인하된다.

 

또한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 시점은 기존 4월에서 5월 말로 연장된다. 확대된 인하율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지만, 이달 27일부터 소급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