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사업자 대출로 유용해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상자에 대해 전수 검증을 실시한다. 자금 흐름의 적정성을 면밀히 살피고,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범위를 확대해 소득누락 등 탈세 여부까지 검증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까지 대출금을 자발적으로 상환하고 탈루사항을 수정신고하는 경우 검증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사업자 대출을 용도 외 유용해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에 대한 전수 검증에 나설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사업자 대출은 사업을 위한 자금이지만, 주택 취득을 위해 사용되거나 자금출처를 은폐해 대출이자를 경비로 계상하는 등 탈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 X(구 트위터)를 통해 “사업자대출은 본래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개인주택 취득에 전용하고 해당 대출이자를 사업경비로 처리하는 행위는 명백한 탈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세청은 자금조달계획서에 사업자대출로 기재된 건을 전수 검증하고 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 A씨는 수십억원대의 사업자 대출금과 신고누락된 탈루 자금으로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수억원 가량의 사업자 대출 관련 이자를 경비로 계상해 납세 의무를 회피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세청은 A씨와 관련한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자금조달계획서와 관계기관 협조 등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사업자 대출을 유용한 의심 사례를 선별할 계획이다. 또 대출금의 종류·사용처, 사업체 신고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탈루 혐의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에 대해서는 편법 증여 여부와 자금 흐름의 적정성 등까지 면밀히 살피고,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 소득 누락 등 사업체 전반에 대한 탈세 여부를 철저히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조세포탈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사 기관에 고발하는 등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조치하기로 했다.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대출금은 상환 시점까지 경비를 적정하게 처리했는지, 부모 등이 대신 상환한 것은 아닌지 사후적으로도 철저하게 관리한다.
사업자 대출 전수 검증은 2025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 기한이 경과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전수 검증에 앞서 용도 외 유용한 대출금을 자발적으로 상환하고 탈루 사항에 대해 수정 신고하는 경우 검증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이번이 스스로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라며, 자진 시정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검증과 수사기관 고발 등 엄정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부동산 거래 질서를 교란하고 공정과세 원칙을 훼손하는 부동산 탈세행위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7일 X에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이 합동으로 전수 조사해 사기죄로 형사 고발하고 대출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투기 이익은커녕 원금까지 손해 보실 수가 있다. 최소한 이 순간부터는 자제하기 바란다”고 경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