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주민은 집 바깥에 개를 묶어 키웠다. 그 개는 방치된 환경 속에서 심한 피부병까지 얻었지만, 보호자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보다 못한 필자가 사정해 치료를 받게 했고, 긴 과정을 거쳐 그 개는 완치 후 다른 좋은 가정에 입양되었다.
그런데 수년이 지난 지금, 그 주민의 개집에는 다시 새로운 강아지가 묶여 있다. 이번에는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위치로 옮겨졌다. ‘이번엔 잘 키우겠지’ 하고 바라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동물 학대는 외부로 드러나고 적절한 예방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한 반복되기 쉽다. 방치 역시 분명한 학대다.
학대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학대자가 다시 동물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학대자가 동물을 소유하거나 관련 영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육금지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독일은 영구적 금지도 허용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재학대를 막는 제도가 미비하다.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관련 법안도 현재 4건 이상 발의되어 있다. 대체로 동물 학대 유죄 판결 시 일정 기간(주로 5년) 특정 동물을 사육·관리·보호하지 못하게 하고, 판결 확정 전에도 임시 제한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기본권 제한을 우려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동물에 대한 재산권 행사는 일반 물건과 달리 사회적 연관성과 기능이 크므로 폭넓은 입법재량이 인정된다고 본 바 있다. 학대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재범 위험이 인정되는 경우 일정 기간에 한하여 대상 동물을 기르거나 보호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가 입법재량을 벗어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육금지제도는 이번 정부 공약이자 농식품부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에도 담긴 만큼 더 미뤄져서는 안 된다.
다만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금지 기간이 지나면 다시 동물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학대자의 태도를 바꾸는 교육도 병행되어야 한다. 현행 수강명령만으로는 부족하다. 재학대를 막기 위한 실효적 교육과 관리 방안까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박주연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