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장애인 등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집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통합돌봄’ 본사업이 27일 전국에서 시행된다.
통합돌봄은 그간 분절적으로 제공되던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일괄적으로 연계해 제공하는 것으로, 복지 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다만 일선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할 전국 지자체들의 인력 등 준비 정도가 달라 서비스 질의 격차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집에서 노후, 정부가 돕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7일부터 노인 및 고령 장애인과 65세 미만이지만 의료 필요도가 높은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통합돌봄 서비스가 제공된다. 보건의료·건강관리·장기요양·일상생활돌봄 등의 분야에서 30종의 서비스를 연계할 계획이다. 정부는 향후 통합돌봄 대상자를 정신질환자와 모든 장애인까지 확대하고, 2030년까지 서비스를 60종까지 늘릴 방침이다.
통합돌봄 사업은 노인 등이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여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의 안착을 위해서는 10∼20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복지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기존에는 당사자가 의료·요양·돌봄 영역에서 각각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찾아 별도로 신청했다면, 앞으로는 통합돌봄 사업 신청만으로 여러 서비스를 한 번에 안내받고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통합돌봄을 원할 경우 본인 및 가족 등이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우편 등으로 신청하면 된다.
통합돌봄 대상자로 판정된 뒤에는 ‘개인별 서비스 지원계획’이 수립된 뒤 필요한 서비스들이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집에서 진료나 간호를 받는 방문진료, 보건소 방문건강관리, 긴급돌봄, 주거 환경 개선, 장애인 주치의 등이 주요 서비스로 포함됐다.
◆“지역별 서비스 격차 넘어야 성공”
그러나 지역별로 준비 수준 차이가 극명해 서비스의 질 격차가 나타날 우려가 제기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읍·면·동 기준으로 전체 3560여곳 중 760여곳(21.4%)이 아직 사업 운영 경험이 1건도 없다. 복지부 관계자는 “읍·면·동 및 보건소는 대부분 겸임을 하고 있어 시행 초기에는 담당자들의 업무부담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부족한 인력과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경을 통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의료·요양 분야는 민간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통합돌봄 사업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아직 기반 마련이 부족한 지자체의 의지와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 의료·요양기관들 모두 통합돌봄에 관한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방문진료 등 재가 의료 서비스 참여 기반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통합돌봄 참여 의료인에 대한 보상 체계도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