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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지상전 ‘투트랙 전략’ 美… 오일통로 막고 버티는 이란 [이란전쟁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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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쟁’ 격화 세계가 출렁

이란 물귀신작전 유가·물가 비상
중동6국 “자위권” 이란에 반격 경고

중간선거 악재 종전 급한 트럼프
‘정권붕괴’ 접고 ‘핵포기’ 조건 걸어

장기전 바라는 이스라엘은 맹폭
‘호르무즈 봉쇄’ 이란 지휘관 살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타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오는 28일로 한 달을 맞는 가운데 장기 교착 국면의 분수령에 섰다. 전쟁 초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면서 이란에서 전쟁을 빠르게 끝내고 친미 정권을 수립하는 ‘베네수엘라 모델’을 예상했던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저항이 끈질기게 지속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FP·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FP·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을 인질 삼은 이란의 끈질긴 저항으로 전쟁은 소모적인 장기전 태세로 접어들 조짐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을 장기화하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내에선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등 전쟁이 만든 악재가 터져나오는 탓이다. 이에 지난 18일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한국,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에 호르무즈해협 호위를 위한 파병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48시간 최후통첩을 날렸지만 지난 23일 이란과 종전을 위한 협상을 거론하며 다시 시한을 닷새로 정정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15개항으로 이뤄진 요구 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전쟁 발발 4주째에 접어들어 처음으로 협상 기대감이 높아졌다. 다만, 미국이 전달한 사항 중 이란의 완전한 핵 포기, 이란 내 우라늄 농축 금지,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핵시설 해체 등을 이란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데다 15개항의 협상안이 이미 지난해 이란에 전달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협상이 시작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5일의 공격 유예는 연막작전 혹은 시간벌기용이라는 분석도 많다. 일본 오키나와와 미국 서부에서 각각 출발한 미 해병원정대 4500명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으며, 24시간 이내 세계 어디든 배치가 가능한 미 육군 최정예 제82공수사단 병력 3000명이 중동으로 급파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반면 이란은 ‘버티기’ 작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들어 협상 국면을 조성하려 하는 와중에 미국과 대화가 없었다며 대화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제3국을 통해 미국에 ‘전쟁 재발 금지’를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란에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대리세력들이 이란의 큰 힘이다. 이란은 5개항의 종전안을 역제안하기도 했는데 전쟁 배상 등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들이다.

 

전쟁의 또 다른 한 축인 이스라엘이 미국·이란과 달리 장기전을 바란다는 점도 변수다. 이스라엘 채널12 등 현지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의 잠재적인 전투 중단 가능성을 고려해 이란 내 타격 목표를 재설정하고, 공습 수위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당국자를 인용, 알리레자 탕시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탕시리 사령관은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통제를 지휘해 온 인물이다.

 

그동안 이란과 대리세력의 공격을 받아온 중동 국가들의 반발도 시작됐다. 25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은 성명에서 “우리는 우리의 주권, 안보,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책을 실행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