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 시한을 또다시 연장했다. 협상 시간을 벌어 ‘외교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전쟁 시한 내 합의를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란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까지 열흘 추가 유예한다고 밝혔다. 닷새 유예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다시 연장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종전 협상을 이유로 시한을 닷새 늦춘 데 이어, 이번에 다시 유예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 필요성이 미국이 아닌 이란 측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번 연장은 단순한 시간 벌기를 넘어 협상 국면을 유지하기 위한 신호로 읽힌다. 미국과 이란 간 입장 차가 커 단기간 내 합의가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 협상 여지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제시된 4월 6일 시점은 개전 약 6주 차에 해당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설정한 ‘4~6주 내 전쟁 종결’ 목표와 맞물리는 시점이다.
미국은 협상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협상은 교착 상태다. 핵무기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이란은 협상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협상 중”이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이어 “핵 야망을 포기할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않을 경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미국은 이미 종전안을 이란 측에 전달했다. 중동특사인 스티브 윗코프는 파키스탄을 통해 15개 항의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이란의 핵무기 영구 포기와 미사일 제한,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행 보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은 미국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역제안을 제시했다. 전쟁 피해 배상과 재발 방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 인정 등이 핵심 요구로 전해졌다.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미국과 협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발표가 뉴욕 증시 하락 이후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협상 기대가 약화되며 시장이 흔들리자 이를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방송사 CNN 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발표 시점을 증시 개장·마감과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