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기습 유상증자에 뿔난 한화솔루션 주주들…진화 위해 김동관 부회장 직접 회사 주식 매입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때아닌 2.4조 기습 유상증자에 주주들 분노 폭발
생존 위해 불가피하다지만 타이밍이 아쉬워
김동관 부회장 포함 최고 경영진 회사 주식 매입하며 진화

한화솔루션이 2조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사실상 위험 구간에 진입한 부채비율을 낮추는 동시에 차세대 태양광 기술에 선제 투자하겠다는 포석이다. 미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절차였지만, 반응이 좋지않다. 유상증자 발표가 나온 뒤 시장은 분노로 들끓었다. 소액주주들은 물론, 기관들까지 ‘주주를 기만하는 행동’이라고 성토에 나섰다. 주가는 하루 만에 18% 넘게 폭락했고 주주토론방은 사측을 성토하는 글로 도배됐다. 금융감독원이 중점 심사에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자 회사 측은 급히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주주 가치 제고에 전력을 기울이겠단 뜻을 밝혔다.

한화그룹 본사. 한화 제공
한화그룹 본사. 한화 제공

한화솔루션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7200만주를 신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조달 예정액은 2조3976억원으로, 주당 예정 발행가는 3만3300원이다. 기존 발행 주식수의 41.9%에 달하는 규모다. 2021년 진행한 1조2000억원 유증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유증 배경에는 악화 일로를 걷던 재무구조가 자리한다.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2022년 140.8%에서 지난해 말 196.3%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태양광·화학 업황이 동반 침체하면서 지난해 영업손실만 3648억원에 달했다. 2년에 걸쳐 여수·울산 부지 등 1조6000억원어치 자산을 매각하고 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는 등 자구 노력을 기울였지만, 외부 변수의 파고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신용 등급 하락 우려도 유상증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2년 내 만기 도래 채권이 1조8000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등급이 한 단계라도 떨어지면 차환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회사 측은 이번 유증으로 마련한 자금 중 1조5000억원을 회사채·기업어음·대출 상환에 즉시 투입해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 부채비율을 140%대 초반으로 낮추고 2030년에는 101.3%까지 끌어내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미래 먹거리 확보도 본격화한다. 남은 9000억원을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양산화에 투자된다. 파일럿 라인 구축에 1000억원, GW(기가와트) 규모 양산라인 확보에 8000억원을 쏟아붓겠다는 구상이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9년이며, 이를 우주 태양광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2030년 매출 33조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함께 제시했다.

 

◆기습 유상증자… “주주이익은 어디갔나” 주주들 불만 속출

 

미래 생존을 위해 야심찬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발표 당일 주가는 18.2% 급락한 3만6800원으로 마감했다. 발행 주식의 41.9%를 새로 찍어낸다는 소식에 기존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결과다. 소액주주들은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한 주주는 네이버 종목토론방에 “잘못된 경영으로 생긴 빚을 주주들에게 떠 넘기는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증권가도 투자의견을 줄줄이 낮췄다. DB증권과 삼성증권은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도 의견을 잘 내지 않는 국내 증권사 성향상 중립 의견은 사실상 매도와 같은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에게 다소 아쉬운 유상증자 시점과 규모이며, 향후 의미있는 실 적 또는 업황 회복 시 투자의견 재상향 가능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 제공

◆김동관 직접 주식 매입 나서… 주주 가치 제고 의지 강하게 드러내

 

여론이 들끓고, 금감원이 조사에 돌입했단 말까지 돌자, 한화솔루션은 진화에 나섰다. 김동관 부회장을 포함한  최고경영진이 27일 직접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전략부문 대표이사인 김 부회장은 약 30억원(약 8만1500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수하겠다고 공언했다. 남정운 케미칼부문 대표와 박승덕 큐셀부문 대표도 각각 지난해 연봉에 해당하는 약 6억원(약 1만6000주)씩 별도로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세 사람의 매입 규모를 합산하면 42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30일부터 순차적으로 매수할 계획이며, 다른 임원들도 자율 참여 방식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남정운 대표는 “이번 유증을 통해 한화솔루션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더 나아가 수익성 개선을 완수해 주주가치 제고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