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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경쟁 입찰 돌입한 KDDX… 가처분 신청 낸 HD현대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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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설계 자료 공개 말라 가처분 신청
영업비밀 보호 앞세웠지만 전략적 승부라는 시각도
방산업계에선 가처분 신청 기각 가능성 높게 보지만
HD현대중공업이 억울할만 하다는 여론도 상존

총 사업규모가 8조원에 육박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상세 설계’ 사업자 선정을 위해 지명 경쟁 입찰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사업 참여사 중 하나인 HD현대중공업이 KDDX 기본 설계 자료를 경쟁업체인 한화오션에 공개하지 말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표면적 이유는 ‘영업비밀 보호’지만, 방산업계에선 수주 판세를 유리하게 가져오려는 전략적 승부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5일 방위사업청 및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방사청을 상대로 KDDX 기본 설계 제안요청서(RFP) 배포 및 자료 공유 관련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방사청이 26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게 RFP를 배부할 예정이었던 만큼, 사실상 하루 전 기습적으로 제동을 건 셈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기본 설계 결과물 일부에 최신 공법, 신기술, 제품 사양 등 당사의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어 심각한 불공정 경쟁이 우려된다” 주장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본 설계 사업은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까지 자사가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수행됐다는 것이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5월 제안서 접수와 7월 사업자 선정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방사청과 함께하던 HD현대, 정권 바뀌고 판세 교체

 

이번 가처분 신청은 KDDX를 둘러싼 수주 판세 변화와 맞닿아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방사청과 HD현대중공업은 상세설계 사업자는 관례대로 기본 설계 업체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쟁입찰을 주장하던 한화오션이 반발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방사청장이 교체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이 대통령이 “군사기밀을 빼돌려서 처벌받은 데다가(곳에다가) 수의계약을 주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던데 그런 것 잘 체크하라”고 발언한 이후 수의계약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후 지명경쟁입찰로 사업자 선정 방식이 선정됐다. 수주 판세가 계속해서 불리해지자, HD현대서 시간을 벌기 위해 이번 가처분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산업계 가처분 신청 기각 가능성 높아

 

다만, 방산업계에선 HD현대중공업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본다. 함정 연구개발은 개념설계 → 기본설계 →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상세 설계를 누가 맡든 기본 설계 결과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경쟁입찰을 위해 기본 설계 자료를 공유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소유권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방산 전문가인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장은 27일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기본 설계 결과물은 HD현대중공업 것이 아니라 발주처인 방사청 것”이라며 “자료를 보여주고 말고는 방사청의 재량 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논란이 된 KDDX 개념 설계 자료 역시 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아닌 해군 소유였다는 점에서 유사한 논리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가처분 신청이 무리한 시도였다고 내다보지만,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할만하단 의견도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기존 관례대로 당연히 상세설계를 맡을 거라 생각했던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선 현재 상황이 충분히 억울할만한 상황이다”며 “우선은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게 최선일 것”이라 전했다.

 

한편, KDDX 사업은 배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무장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사업비는 7조8000억원 수준이다. 사업은 총 개념설계 → 기본설계 →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 후속함 건조 순으로 순으로 이뤄진다. 현재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