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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가려다 30만원 더 냈다”…7407만명 몰렸는데 비행기표 ‘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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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여객 7407만명 역대 최대…수요 정점 속 공급 감소
항공유 가격 급등에 LCC 노선 감편…비용 구조 전면 압박
동남아·미주 노선 축소 흐름…성수기 앞 가격·일정 불안

27일 퇴근길 지하철 안, 여름 휴가 항공권을 검색하던 손가락이 멈춘다. 새로고침을 눌러도 가격은 내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몇 분 사이 다시 올라간다. 1년 전보다 훌쩍 오른 결제 금액 앞에서, 여행 계획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현실이 다가온다.

 

사람은 몰리는데 비행기는 줄었다. 유가 상승에 항공권 가격과 일정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사람은 몰리는데 비행기는 줄었다. 유가 상승에 항공권 가격과 일정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사람은 역대급으로 몰리는데, 하늘에 띄울 비행기는 오히려 줄었다. 실제 수치는 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025년 인천공항 이용객은 7407만1475명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하며 개항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 최고치를 넘어선 ‘완전 회복’을 넘어, 공급 부족까지 겹친 수요 과열 구간 진입 신호로 해석된다.

 

◆유가 급등에 노선부터 줄였다

 

항공사들은 먼저 노선을 줄였다. 에어프레미아는 5월 인천발 샌프란시스코 8편, 뉴욕(뉴어크) 2편 등 총 10편 운항을 중단한다. 인천~로스앤젤레스 26편, 호놀룰루 6편도 감편 대상에 포함됐다. 이스타항공 역시 5월 한 달간 인천~푸꾸옥 노선에서 50여편을 줄인다.

 

베트남 현지 급유 제한과 연료비 부담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운임이 낮아 비용 상승을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결국 수익성 방어를 위해 ‘노선 감축’이라는 선택지를 먼저 꺼냈다.

 

◆항공유 급등…수익 구조부터 무너졌다

 

문제의 핵심은 유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최근 항공유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는 90달러 중후반대를 유지하며 한때 100달러선까지 위협했다.

 

항공업계에서는 통상 80~90달러 구간부터 수익성 압박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본다. 항공유는 전체 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항목이다.

 

결국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장거리 노선 기준 편도 최대 10만원 안팎까지 상승했다. 4인 가족 기준 동남아 항공권만 최소 20만~30만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다.

 

◆왜 동남아 노선부터 줄었나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곳은 동남아 노선이다. 한국관광 데이터랩 기준 한국인 베트남 방문객은 연간 약 450만명에 달하는 대표 여행지다.

 

하지만 이 노선은 LCC 비중이 높고 비행시간이 5시간 안팎으로 길다. 연료비 부담이 직접적으로 수익성에 반영되는 구조다.

 

항공유 가격 부담으로 LCC 노선 감편이 이어지며 동남아·미주 항공권 가격 상승과 일정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항공유 가격 부담으로 LCC 노선 감편이 이어지며 동남아·미주 항공권 가격 상승과 일정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항공사들은 방향을 바꿨다. 수익성이 낮은 동남아 대신 회전율이 높은 일본 등 단거리 노선으로 쏠림이 강화되는 흐름이다.

 

가고 싶은 노선은 줄고, 남은 좌석 가격은 오르는 구조. 지금 항공권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여행객이 마주할 ‘새로운 변수’

 

문제는 이제부터다. 5~7월 성수기 수요가 몰리면 가격 상승 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감편과 스케줄 변경까지 겹치며 일정 자체도 불안해지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노선 조정은 수요 감소가 아니라 비용 구조 재편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성수기 전까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항공권은 더 이상 ‘언제든 사는 상품’이 아니다. 이제는 타이밍과 노선을 계산해야 하는 ‘전략 상품’이 됐다. 훌쩍 뛴 예산을 확인한 여행객은, 결제창을 닫고 여행 일정부터 다시 지우기 시작한다.

 

Tip. 내 비행기표가 갑자기 취소됐다면?

항공사 사정으로 운항이 취소될 경우 대체편 제공 여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항공사 귀책 사유일 경우 전액 환불은 물론, 필요 시 숙식비 등 실비 보상도 요구할 수 있다. 변동성이 커진 지금, 약관 확인과 ‘즉시 대응’이 피해를 줄이는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