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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3조 시장 흔든 ‘19.5cm’…슬림이 새 기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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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싱크대 위 정수기 한 대를 놓으려다 설치를 포기했던 좁은 틈새가 가전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거거익선’ 흐름 속에 대형화되던 얼음정수기 시장이 최근 들어 ‘초슬림·고성능’ 중심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모습이다. 청호나이스가 가로 폭 19.5cm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앞세워 시장 판 흔들기에 나섰다.

 

청호나이스 제공
청호나이스 제공

2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가 선보인 얼음정수기 ‘The M’은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제품 설계 기준 변화를 상징하는 모델로 평가된다. 가로 폭 19.5cm는 성인 한 뼘 남짓한 수준으로, 회사 측은 국내 출시 얼음정수기 가운데 최소 수준 설계를 구현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존 프리미엄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큰 부피로 인해 설치 공간 제약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품 크기를 줄이면서도 핵심 기능은 유지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하루 최대 약 6.7kg 제빙 용량을 갖췄으며 3단계 얼음 사이즈 조절 기능과 전기분해 살균 시스템, UV 케어 등 위생 관리 기능을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슬림 설계와 성능 유지 역량이 프리미엄 생활가전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얼음정수기 시장은 코웨이와 SK매직, 쿠쿠홈시스 등 주요 업체들이 기술과 디자인 경쟁을 이어가는 구조다. 코웨이는 대용량 저장 기능과 자동 살균 기술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고 있으며, SK매직은 직수형 시스템과 감각적인 디자인을 통해 젊은 소비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청호나이스는 초슬림 설계를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제시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품 출시를 계기로 정수기 시장 전반에 ‘슬림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거 공간 소형화와 1~2인 가구 증가 흐름 속에서 제품 부피는 소비자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방 인테리어 완성도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층에서는 공간 효율성이 핵심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국내 정수기 보급률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서 시장은 신규 수요 확대보다 교체 수요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수기 렌털 시장 규모는 약 3조원대로 추산되며 성장 속도는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기술 평준화가 진행된 성숙 시장에서 업체들이 디자인과 특화 기능 등 ‘체감 가치’ 경쟁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청호나이스는 이번 신제품과 함께 ‘선긋다’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며 기술적·심미적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보는 순간 우리 집 주방에 설치 가능한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설계가 중요해졌다”며 “초슬림 구조와 위생 자동화 기술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