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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부러지기 전부터 관리해야… 대퇴골 골절 땐 1년 내 사망률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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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상 여성 4명 중 1명 ‘골다공증’

폐경 이후 골량 감소로 유병률 ↑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 발생해
한 번 부러지면 재골절 위험 상승

골밀도 검사로 조기 발견·치료 중요
칼슘 섭취·근력 운동·햇볕 노출 병행
약물 치료 시작 땐 중도 포기 말아야

뼈가 서서히 약해지는 골다공증은 초기 통증이나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손목이나 엉덩이뼈가 골절되고 나서야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50세 이상 여성 4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대퇴골(엉덩이뼈) 골절로 이어질 시 1년 내 사망률이 30%에 달할 수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특히 골다공증 골절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재골절을 막기 위한 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골절 후 재골절·사망 위험까지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0세 이상 골다공증 유병률은 남성 4.4%, 여성 23.5%로, 환자 수는 남성 48만명, 여성 283만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급격한 골량 감소로 위험이 빠르게 커진다. 50대 12.7%였던 유병률은 60대 21.4%, 70대 이상에서는 37.2%까지 상승한다.

골다공증은 단순한 노화의 결과가 아니라 호르몬 변화와 체중, 생활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뼈는 한 번 만들어지면 그대로 유지되는 조직이 아니라 평생 생성과 흡수를 반복하는 ‘살아 있는 장기’로, 매년 약 10%씩 교체된다. 그러나 노화와 호르몬 변화가 겹치면 낡은 뼈를 제거하는 파골세포와 새로운 뼈를 형성하는 조골세포 간 균형이 무너지면서 골밀도가 빠르게 떨어진다. 여성호르몬 감소, 칼슘과 비타민D 부족, 유전적 요인이 골다공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특히 폐경 이후 3∼5년에는 골량 감소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다.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골절’이다. 척추와 손목, 대퇴골 등 주요 부위에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한다. 손바닥으로 땅을 세게 짚거나 구부리고 물건을 들어 올릴 때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한 번 척추골절이 발생하면 5명 중 1명은 1년 내 다시 척추골절을 겪으며, 대퇴골이 부러지는 경우 1년 내 사망률이 최대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척추골절 후에도 1년 내 치명률은 약 6%에 달한다. 골절 후 치명률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높게 나타나며,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재골절 위험도 급격히 높아진다. 예를 들어 척추 압박골절은 만성 통증과 자세 변화, 보행 장애를 유발해 활동량 감소와 근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골절 위험을 높이는 악순환을 만드는 탓이다. 구봉모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증상이 없다고 해서 뼈 건강이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골절이 발생하기 전에 자신이 고위험군인지 확인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골절 후에도 골다공증 치료 안 받는다

골다공증은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진행을 충분히 늦출 수 있다. 핵심은 골밀도 검사다. 검사 결과는 T점수(T-score)로 표시되며 -1.0 이상은 정상, -1.0~-2.5는 골감소증, -2.5 이하는 골다공증으로 진단된다. T점수 -2.5 이하는 젊은 연령 대비 골밀도 점수가 100명 중 97∼100등에 속한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만 54세와 66세 여성을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에 골밀도 검사가 포함돼 있으며, 고위험군의 경우 1∼2년 간격으로 정기 검사가 권고된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하루 800~1000㎎의 칼슘과 800∼1000IU의 비타민D 섭취가 권장되며, 햇볕 노출과 걷기·근력운동 등 체중부하 운동이 골밀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이미 골다공증이 진행됐거나 골절을 경험했다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골밀도 감소 속도를 늦추고 골절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골흡수억제제나 골형성촉진제 같은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부갑상선 이상처럼 특정 내분비질환이 원인이라면 그에 맞는 치료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치료를 시작했다면 임의로 중단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경과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골절이라는 명확한 경고 신호를 받고도 치료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한 뒤 1년 내에 골다공증 약을 처방받은 비율은 전체 35.5%에 불과했다. 남성은 16.2%로 더욱 낮아 골절을 경험한 남성 10명 중 8명 이상이 골다공증 치료를 받지 않는 셈이다.

골절 부위별로 보면 척추골절 후 약 처방률이 52%로 가장 높았지만 발목 골절 후에는 15%에 그쳤다. 치료율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같은 연구에서 골다공증 1년 지속치료율은 2021년 기준 여성 73.9%, 남성 66.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약 4명 중 1명은 여전히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 교수는 “골다공증은 골절 이후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특히 폐경 이후 여성과 70세 이상 남성은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꾸준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