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첫 전국단위 선거인 6·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TK) 출신 정치인의 행보가 중대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장에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TK는 보수의 텃밭에서 전국 최대 ‘격전지’로 바뀌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주호영 의원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TK 공천 최대 현안으로 올라섰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군에서 TK출신 유승민 전 의원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K 출신 세 정치인의 행보가 지선 구도는 물론 지선 후 정치권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총리 측은 30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오후 3시에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두 차례 출마선언을 한다고 29일 밝혔다. 김 전 총리 측은 “출마 장소는 대구시민의 자존심과 변화의 정신이 살아 있는 곳으로, ‘다시 함께 변화의 길로 담대하게 나아가자’는 뜻에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정청래 대표도 페이스북에 김 전 총리 출마선언 소식을 전하며 “광주에서 콩이면 대구에서 콩인 나라, 지역구도 타파 국민 통합을 외친 노무현 정신을 생각한다”며 “삼고초려하면서 늘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적었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세지역이던 대구 경제가 쇠락하면서 김 전 총리는 예산 지원과 함께 산업의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미래먹거리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대구시장 여론조사에서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한 1:1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으로 우세를 보였다.
김 전 총리와 맞상대하는 국민의힘 내에서는 주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부의장이자 당내 최다선(6선)인 주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주 의원은 법원이 이를 기각할 경우 결과에 승복하고 불출마할지, 아니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주 의원은 2016년 총선 당시에도 당 컷오프에 반발해 출마,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다.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자연스레 이번 지선과 같이 치러지는 재보선을 통해 원내 진입을 시도하는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 측이 주 의원과의 연대를 어느 정도 수위로 할지가 관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천 내홍’이 이어지고 있는 국민의힘은 반전카드로 유 전 의원의 경기도지사 출마카드를 계속 거론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내 정치인들 중에서 가장 중도층 소구력이 강한 유 전 의원을 내세워 경기지사 선거를 치르면 당내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장동혁 대표의 측근을 비롯한 여러 핵심 관계자들이 유 전 의원과의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고, 장 대표도 지난 27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유 전 의원을 짧게 만나 “한 번 뵈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가 강하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주변에 “선거에 나갈 생각이 없다”는 취지로 강하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당의 강경노선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자신의 정치적 역할은 ‘보수진영 재건’에 쓰여야 한다는 것이 유 전 의원의 입장이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노선 정립과정에서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