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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중 15명 빈곤선 아래”... 은퇴 여성 빈곤율 42.7%로 가장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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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빈곤율 15.3%로 전년 대비 0.4%p 소폭 상승… 2019년 이후 최고치
가사 노동 시간 성별 격차 2.8배… 보건 인력·재생 에너지 OECD 하위권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66세 이상 은퇴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 장애인 가구는 35.4%로 조사돼 사회적 취약 계층의 빈곤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66세 이상 은퇴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 장애인 가구는 35.4%로 조사돼 사회적 취약 계층의 빈곤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경제가 외형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 개개인의 삶을 나타내는 포용 지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상대적 빈곤율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친 가운데 노인과 여성층의 취약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는 30일 오전 10시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의 SDG(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현황 2026’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의 경제·보건·평화 등 17개 분야의 현 위치를 OECD 주요국과 비교 분석한 지표다.

 

◆ 상대적 빈곤율 15.3%... 5년 만에 ‘최악’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빈곤 지표다. 2024년 기준 처분가능소득 상대적 빈곤율은 15.3%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16.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전년(14.9%)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우리 국민 100명 중 15명 이상이 중위소득 50% 미만인 ‘빈곤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9번째로 높았다.

 

성평등 분야 역시 구조적 격차가 뚜렷했다. 법적 기반은 OECD 상위권이었으나 실제 경제 활동과 돌봄 부담에서는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여성이 가사 및 가족 돌봄에 쓰는 시간은 하루의 11.5%로 남성(4.0%)보다 2.8배 많았다. 특히 맞벌이 가구에서도 아내가 남편보다 2.9배 많은 시간을 가사 노동에 투입하며 여전한 ‘독박 돌봄’ 현실을 드러냈다. 2024년 여성 임금은 남성의 70.9% 수준에 그쳤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생성한 AI인포그래픽.
제미나이를 이용해 생성한 AI인포그래픽.

 

◆ 부족한 의사·에너지... 수질과 치안은 ‘세계 최고’

 

의료 인프라와 재생 에너지 분야도 과제로 꼽혔다. 2023년 기준 보건의료 인력은 인구 1000명당 9.3명으로 OECD 평균(14.4명)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도 지역 의사 수는 2.1명에 불과해 대도시(3.4명)와의 격차가 심각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역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낮아 에너지 전환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치안과 환경 지표는 세계적 수준을 유지했다.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 피해자 수는 0.48명으로 일본에 이어 OECD 두 번째로 낮았다. 특히 수질 부문에서는 좋은 수질 달성 비율 93.6%를 기록하며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경제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은퇴 연령층의 빈곤율이 4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한 공적 이전소득 확대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혁신 역량과 보건 수준은 높지만, 고령층 빈곤과 성별 돌봄 격차 등 구조적 문제는 장기적인 사회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며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와 에너지 구조 개편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집중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