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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400인데 이자만 200”…7% 금리, ‘버티기 한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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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상단 7.01%…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재진입
3억 대출 시 연 8% 가정 단순이자 월 200만원…소득 절반 부담 구조
한국은행 지표상 가계부채 높은 수준…소비 위축·연쇄 부담 우려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 하교 시간을 앞두고 벤치에 앉은 이모(39) 씨의 시선은 아이가 아닌 스마트폰 화면에 꽂혀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돌파하며 가계 이자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돌파하며 가계 이자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월 수입 400만원인데 지난달 이자만 200만원이 나갔어요. 남는 게 없네요. 여기서 더 오르면 학원비부터 줄여야죠.”

 

2년 전 ‘영끌’로 마련한 집은 이제 ‘버티기 위한 집’으로 바뀌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4.41~7.01%로 집계됐다. 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3억 빌리면 이자만 월 200만원…“벌어서 은행 준다”

 

금리 8% 시나리오는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반영한 가정이다.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연 8%로 가정할 경우 단순 이자 기준 월 약 200만원 수준이며, 실제 원리금 상환 방식에서는 체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는 금리 8%를 가정한 단순 계산 기준이다.

 

월 소득 400만원 안팎의 외벌이 가구라면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을 제외한 이후 소득에서 이자 부담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는 구조다. 이는 4인 가구의 한 달 식비와 교육비를 합친 수준에 근접하며, 사실상 저축 여력을 크게 제한하는 구간이다.

 

실제 부담 증가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차주 1인당 평균 잔액은 약 1억5827만원이다. 이 수준에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연간 약 150만원 안팎의 이자가 추가로 늘어나며, 월 기준 약 12만원 수준의 고정지출 증가로 이어진다.

 

◆금리 내려간다더니…유가 변수에 ‘인하 기대’ 흔들

 

당초 시장이 기대했던 금리 인하 사이클은 국제 유가 상승 등 외부 변수로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 역시 뚜렷한 하락보다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문제는 고금리 충격이 취약 고리부터 흔든다는 점이다. 소상공인과 30대 ‘영끌’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89% 수준으로,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환경이 이어질 경우 단순한 소비 위축을 넘어,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적자 가구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가구에서는 ‘버티기 한계’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중심 가계부채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중심 가계부채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출근길 붐비는 지하철 안, 스마트폰 뱅킹 앱을 새로고침하던 직장인들의 손가락이 멈칫한다. 화면 속 금리 앞자리가 ‘6’에서 ‘7’로 바뀌는 순간, 누군가는 마트 장바구니를 비우고 누군가는 아이의 학원을 끊는다.

 

금리 7% 시대의 청구서는 이미 일상에 도착했고, 결국 ‘쓸 돈부터 줄이는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슈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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