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근로자가 통계 집계 뒤 처음으로 증가 전환했다.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 의지가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소규모 사업장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2025년(누적)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 2.7%(16명) 증가한 605명을 기록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부터 매해 감소세를 유지했으나 증가 전환한 것이다. 해당 통계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미이행과 같은 ‘법 위반’ 사항이 있는 산재 사망사고를 분석한 통계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351명으로 지난해 대비 3.5%(12명) 늘었다. 특히 5인(억) 미만으로 좁히면, 174명으로 14.5%(22명)가 늘었다.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에서는 이보다는 비교적 적은 1.6%(4명) 증가해 254명이 사망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286명으로 3.6%(10명) 증가했고, 제조업이 158명으로 9.7%(17명) 감소했다. 기타업종이 크게 늘었는데 161명이 사망해 2024년 대비 16.7%(23명) 늘었다.
기타업종에서는 임업·어업(18명, +11명)에서 증가 폭이 컸다. 노동부는 쓰러지는 벌도목에 맞거나, 양식장 내 수조 내부 작업 중 익사 등 사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은 불황에도 사고 사망자가 증가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2월 기장 화재, 11월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등 50억원 이상 현장의 대형 사고 영향에 더해 5인 미만 소규모 현장에서 사고가 빈발했다고 파악했다. 오영민 노동부 안전보건감독국장은 “지난해 기준 산재보험 가입자가 건설업에서 전체 10% 줄었지만,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5억 미만 건설현장에서는 17% 늘었다”며 “건설경기가 안 좋아 큰 프로젝트는 줄어도 소규모 현장은 늘었단 의미”라고 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사망자가 감소한 곳은 경기(△58명)였고, 그 외 충북(△9명), 전북(△5명)도 감소했다. 반면 경북(+34명), 울산(+13명), 강원·광주(+9명) 등에서 증가했다. 오 국장은 “경기노동청 중심으로 지난해 지차체와 협업을 많이 했다”며 “경북이나 울산은 노동청 노력 부족도 있지만, 해당 지자체에서 정책적인 면에서 중점을 덜 두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감독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하면 이 같은 편차가 더 커지지 않냐는 우려에 오 국장은 “일부 지자체부터 시작하는데 위임을 하더라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제대로 안 하면 (감독 권한을) 회수하는 것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감독 권한 일부를 17개 광역 시·도지사에게 위임하는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은 11월 시행된다.
오 국장은 “올해 안전한 일터지킴이를 활용해 소규모 사업장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고,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의지가 없는 곳은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포상금 제도도 하반기 시행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신고 포상금 명목으로 올해 예산안에 111억4200만원을 편성했다. 신고 대상은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 산재 은폐 등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소규모 기업에는 과감한 지원으로 산재 예방에 힘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