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아파트가 부족한 반면 지방은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아파트가 쌓이는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공공 주도 공급의 한계 속에 민간 공급 위축까지 겹치며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법으로 공공과 민간을 병행하는 공급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1일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208가구로 전월보다 0.6% 감소했지만,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5.9%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이 3만가구를 넘어선 건 2012년 이후 14년 만이다.
특히 지방 미분양이 4만8379가구로 전체 대부분을 차지하며 물량 적체가 심화한 모습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급이 이어지고 준공 이후에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할인 분양이나 임대 전환 등으로도 물량을 털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은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월 서울 주택 인허가는 2591가구로 전년 대비 46.5% 감소했고, 누적 기준으로도 절반 수준 줄었다. 준공 물량도 감소세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을 두고 정책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 토론회’에서는 공공 주도 공급에서 벗어나 민간 공급 확대를 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상무는 “각종 규제와 공사비 상승, 자재 수급 불안까지 겹치며 시공사 부담이 극대화된 상황”이라며 “인허가 속도 개선 논의는 있지만 사업성 개선을 위한 실질적 대책은 부족하다”며 개발부담금 완화와 공공기여 기준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행 공공기여 제도의 불확실성도 문제로 지목됐다. 법은 큰 틀만 정하고 세부 기준은 지방자치단체에 맡기면서 지역마다 차이가 커 사업 추진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용적률 상향 인센티브도 공사비 상승과 임대주택 기부채납 증가를 동반해 실효성이 낮다고 봤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는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제도 틀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