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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보유세율 적정성 논란에… “국가별 단순 비교에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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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세율 0.15%로 OECD 절반
취득·보유·양도세 함께 반영해야
과표·공시가 등 종합적 접근 필요

현 정부가 고가·비거주 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의 보유세율 적정성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단순히 보유세 실효세율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이 턱없이 낮다고 하는 건 나라별로 부동산 취득·보유·양도 단계별 과세 구조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실제 납세 부담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뉴시스

31일 국토연구원과 한국지방세연구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 0.15%로, OECD 평균(0.33%)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0.83%), 일본(0.49%)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취득세가 우리보다 낮거나,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해 양도세 감면 또는 면제 제도를 함께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보유세 수준만 놓고 각국의 부동산 세 부담을 비교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구성된 보유세 외에 1주택 기준 취득세가 1∼3.5%, 양도세는 보유 및 거주 기간에 따라 0∼49.5% 부과된다.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자의 경우 적용 요건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누진 구조와 양도소득세 중과에 따른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보유세 수준을 나타내는 실효세율 역시 산정 기준과 시점에 따라 달라 국가별로 단순 비교하기가 어렵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위원은 “보유세가 낮다고 할 때도 고가주택에 종부세를 포함한 기준인지에 따라 체감이 달라질 수 있다”며 “실효세율 자체도 정책 변화에 따라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단순 수치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21~2022년 약 0.21% 수준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0.15% 내외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방세연구원도 보유세 국제 비교는 지방세 과세 확충 관점에서 시사점을 줄 수 있지만, 수치 자체만으로 국내 보유세 인상이나 인하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부동산학)는 논문을 통해 “보유세는 시장대책이 아닌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조세로 설계돼야 한다”며 “세율 인상 여부만이 아니라 과표 산정 기준과 공시가격, 거래세 체계까지 함께 검토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