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편성된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고유가에 따른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대중교통 이용 지원을 통해 유류비 부담을 줄이고,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피해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31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26조2000억원 규모의 이번 추경안은 △고유가 부담 완화(10조1000억원) △민생 안정(2조8000억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2조6000억원) 3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추경 재원 중 1조원은 국채 상환에 사용한다.
◆4인 가족에 최대 240만원 지원
정부는 10조1000억원 규모의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를 마련했다. 먼저 고유가에 따른 민생 부담 완화를 위해 4조8000억원 규모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편성했다. 차상위계층 36만명과 기초생활수급자 285만명을 비롯해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국민 3256만명이 대상이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소득 하위 90%가 대상이었는데, 이번에는 그 범위를 좁힌 것이다. 지원금은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에 따라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지방일수록, 취약계층일수록 더 많이 받는 구조다.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일반 국민의 경우 수도권 거주자는 10만원, 비수도권 거주자는 15만원을 지급한다. 인구감소 우대지역은 20만원, 인구감소 특별지역은 25만원으로 지원금이 올라간다. 차상위계층과 한부모 가구는 수도권 기준 45만원, 인구감소 우대지역은 50만원이 지급된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수도권 55만원, 인구감소 우대지역은 60만원으로 가장 두텁게 지원된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최소 40만원에서 최대 24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개인별 지급액을 단순 합산하면 된다.
정부는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1차 지급한 뒤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대상을 확정해 2차 지급을 진행할 계획이다.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70%는 4인 가구 직장가입자 기준 연소득 약 8000만~9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행정안전부는 고유가 피해 지원금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지급 대상자 선정 기준, 지급 시기, 사용처, 신청 및 지급 방법 등 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세부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전 국민이 대상인 유류비·교통비 절감에는 5조1000억원을 편성했다. 유가가 오를수록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재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선제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원유를 통해 생산하는 나프타의 수급 위기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환급 지원도 병행된다. 현재 자율적으로 시행 중인 차량 5부제와 함께 K패스 기본형의 환급률을 한시적으로 최대 30%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15회 이상 이용 기준으로 저소득층은 53%→83%, 3자녀 가구는 50%→75%, 청년·2자녀 가구·어르신은 30%→45%, 일반 이용자는 20%→30%로 오른다.
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 복지 예산도 마련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 장애인, 영유아, 임산부, 한부모, 다자녀 등 기후민감계층 20만가구에 등유·LPG 에너지바우처 5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농어민에 대해서는 면세유, 비료·사료 구매 지원 등을 통해 생산비 상승 부담을 완화한다.
◆취약계층·산업계 전방위 지원
중동사태로 부담이 커진 취약계층을 위한 ‘민생 안전’ 예산은 2조8000억원 편성됐다. 저소득층에서 생필품을 제공하는 ‘그냥드림센터’는 기존의 150개에서 300개로 확대하고 21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일시적인 생계 위기가구(중위소득 75% 이하 저소득가구)에는 131억원을 투입해 긴급복지 지원을 늘리고, 돌봄서비스 확대에 99억원을 편성했다.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서민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800억원을 투입한다.
중동사태로 피해를 입는 산업계를 위해서는 2조6000억원을 편성했다. 수출 기업의 물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수출 바우처를 2배(7000→1만4000개)로 늘리고, 기업의 대규모 자금 경색을 대비하기 위해 수출 정책금융 7조1000억원과 관광업계 저금리 자금 3000억원을 공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