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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고소 카페 점주가 운영" 허위글에 엉뚱한 해장국집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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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전화 쇄도에 사진도 공개…동명이인 주인 "스트레스 너무 커"

청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음료 3잔을 가져간 혐의로 점주로부터 고소당한 사건과 관련해 온라인상에서 신상 공개와 보복성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건과 무관한 허위 정보가 무분별하게 생산·유통되고 있어 논란이 인다.

허위 신상 공개 글. 피해 식당 업주 제공
허위 신상 공개 글. 피해 식당 업주 제공

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청주 모 프랜차이즈 카페 알바생 사건' 소개 글과 함께 20대 아르바이트생이 일했던 카페 2곳 점주의 신상 정보가 게시됐다.

점주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신상 정보 글은 급속도로 확산했고,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두 매장에 대한 불매운동과 허위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A점 점주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1만2천800원 상당의 음료를 챙겨간 아르바이트생을 횡령 혐의로 고소한 것에 격분한 누리꾼들이 사적 제재를 가한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허위 정보가 생산됐다는 점이다.

게시글에는 카페 2곳의 신상 정보와 함께 'A점 점주가 모 해장국집도 운영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해장국집 주인의 이름이 A점 점주와 같다는 이유로 허위 소문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해장국집 역시 카페 2곳과 함께 사적 제재의 표적이 됐는데, 실제로는 이들 카페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게시글이 공개된 이후 해장국집에는 하루 30통 이상의 항의 전화가 걸려 왔고,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가 곧바로 취소되는 등 영업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심지어는 사회 공헌 활동으로 언론 보도에 나왔던 해장국집 주인 B씨의 사진을 두고 '카페 점주'라고 지칭하는 글까지 나돌고 있다.

B씨 사진이 첨부된 게시글에는 B씨를 향한 인신공격성 악성 댓글이 달렸다.

B씨가 포털에 해명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서면서 허위 게시글이 삭제되고 항의 전화도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지금까지도 관련 전화가 걸려 온다.

B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카페 점주냐며 소리를 지르는 전화가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 와 장사를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며 "아무런 잘못을 한 게 없는데, 하루아침에 잘못을 한 사람처럼 낙인찍혀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호소문. 피해 식당 업주 제공
호소문. 피해 식당 업주 제공

해당 아르바이트생이 약 5개월간 근무했던 C점 측 법률대리인도 "C점 점주 가족이 고위 공무원이라는 허위 소문이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아르바이트생 측은 C점에서 지인들에게 총 35만원어치의 음료를 무료 제공하고 고객 포인트를 본인 것으로 적립했다는 취지로 자필 반성문을 쓰고 합의금 명목으로 550만원을 제공했다가 "강요와 협박에 의해 없는 죄를 실토했다"며 공갈·협박 혐의로 점주를 고소한 바 있다. 경찰은 조사를 거쳐 고소 건을 불송치 처분했다.

두 카페와 아르바이트생을 둘러싼 이번 사건을 떠나, 온라인에서 감정적으로 이뤄지는 사적 제재는 피해 범위가 넓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무고한 제삼자까지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정의라는 명분으로 온라인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적 제재는 부작용이 크고 피해 회복도 어렵다"며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다루다 보니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반드시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사적 제재로 인한 피해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 허위 정보 유포 시 민·형사상으로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