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를 가진 어린 아들 앞에서 무차별 집단 폭행을 당해 숨진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며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쓰러진 뒤에도 가혹한 가해가 이어졌음에도 가해자들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법 당국을 향한 비판이 거세다.
◆ 식당 구석서 무차별 폭행… 의식 잃어도 끌고 다니며 가해
1일 언론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달 31일 보도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0시쯤 경기 구리시의 한 24시간 식당에서 발생한 참혹한 현장이 그대로 담겼다. 당시 김 감독은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과 식사를 하던 중 인근 테이블에 있던 20대 남성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
가해 무리는 김 감독을 식당 구석으로 몰아넣고 에워싼 뒤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김 감독은 주먹에 얼굴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으나 가해자들은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의식을 잃어가는 김 감독을 식당 안팎으로 끌고 다니며 추가 가해를 지속했다.
김 감독은 사건 발생 1시간쯤 지나서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인은 장기기증을 통해 4명의 생명을 구하고 생을 마감했다.
◆ ‘보완 수사’에 ‘영장 기각’까지… 가해자들은 여전히 활보
수사 과정에서의 미온적 대응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초기 수사 당시 경찰은 가해자 중 1명을 특정해 상해치사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반려됐다.
이후 추가 피의자를 특정해 영장을 재신청하기까지 4개월이 소요됐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현재 가해자들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유족들은 가해자들이 사과도 없이 근거리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고인의 여동생은 “가해자가 10km 이내의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 두렵다”며 눈물로 엄벌을 촉구했다.
◆ 영화 ‘용의자’·‘마녀’ 연출했던 인재… 전문가 “폭행 고의성 살펴야”
1985년생인 김창민 감독은 영화 ‘용의자’, ‘마약왕’, ‘마녀’ 등 다수의 흥행작에서 실력을 쌓아온 촉망받는 연출가였다. 특히 성범죄자 가족의 아픔을 다룬 ‘그 누구의 딸’로 경찰 인권영화제 감독상을 받는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 활동을 이어오던 중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들의 가혹 행위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으로 엄중히 다뤄질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