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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발 고유가에 ‘비싼 하늘길’… 종전 후에도 안 꺾인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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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항공사 유류할증료 줄줄이 인상
항공료도 수직상승…홍콩-런던 500만원
유가 정상화 언제? “전쟁 끝나도 지속될 것”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전 세계 항공사들이 유류할증료와 항공권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중국·한국·일본은 물론 미국·유럽까지 항공요금이 급등했고, 일부 장거리 노선은 한 달 새 최대 5배 이상 뛰는 등 시장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전쟁 장기화 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종전 이후에도 항공료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중동 전쟁발 대외환경 악화에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이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전쟁발 대외환경 악화에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이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남방항공 자회사 샤먼항공은 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오는 5일 0시 이후 발권하는 국내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00㎞ 미만 노선은 기존 10위안(약 2200원)에서 60위안(약 1만3000원)으로, 800㎞ 이상 노선은 20위안(약 4400원)에서 120위안(약 2만60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앞서 춘추항공도 5일 이후 발권하는 국내선 항공권에 대한 유류할증료 인상을 예고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폭은 추후 공지한다고 밝혔다. 펑파이 신문은 중국 항공사들이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어 사실상 전반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도 이번 달 발권하는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전달보다 최대 3배 이상 뛰었다. 일본 주요 항공사들도 6월 이후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 할증료를 종전보다 최대 2배가량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유류할증료와 항공권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미국 저가항공사 제트블루는 지난달 31일부터 수하물 위탁 요금을 최대 9달러(약 1만3500원) 인상했다. 국내선 이코노미 기준 첫 번째 위탁 수하물 요금이 35달러에서 39달러로, 봄방학·여름 성수기에는 40달러에서 49달러로 오른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이번 달 발권하는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전달과 비교해 일제히 최대 3배 이상 올랐다. 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오르면서 5월 적용되는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유류할증료는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에 따라 오는 16일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의 모습. 뉴스1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이번 달 발권하는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전달과 비교해 일제히 최대 3배 이상 올랐다. 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오르면서 5월 적용되는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유류할증료는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에 따라 오는 16일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의 모습. 뉴스1

이에 따라 항공료 가격도 대폭 상승했다. 이날 일본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전일본공수(ANA)의 한일 노선 유류할증료는 4~5월 3300엔(약 3만1000원)에서 6~7월 6500엔(약 6만20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일본항공(JAL)도 같은 노선을 4~5월 3000엔에서 6~7월 5900엔으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유럽·북미 노선의 경우 두 항공사 모두 6~7월 유류할증료를 2만 엔(약 19만원) 이상 올릴 가능성이 크다.

 

요미우리는 “현행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향후 연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유류할증료로는 버티지 못해 항공권 가격 자체를 올릴 수 있다”고 해설했다. 

 

중동을 경유하던 아시아-유럽 장거리 노선 가격은 한 달 새 수직 상승했다. 홍콩-런던 히드로 노선의 평균 항공권 가격은 3월 23일 기준 3318달러(약 500만원)로, 전달 대비 560% 급등했다. 방콕-프랑크푸르트 노선은 2870달러(약 432만 원)로 505% 올랐다. 

 

미국 국내선도 예외가 아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대륙 횡단 노선의 평균 항공권 가격은 2월 167달러에서 3월 중순 414달러로 상승했다. 

 

전쟁이 한달을 넘어서면서 국제 원유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일 기준 WTI는 배럴당 100달러선, 브렌트유는 102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개전 전날과 비교하면 각각 약 50%, 41% 올랐다. 

 

매쿼리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2026년 평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58달러에서 83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분석사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알자지라를 통해 “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향후 6개월간 브렌트유가 배럴당 평균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전쟁이 끝나도 유가가 곧바로 안정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공급망 전문가인 제이슨 밀러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설령 전쟁이 오늘 끝난다 해도 원유 생산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항공사들은 원유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애틀랜틱에 말했다. 애틀랜틱은 “이번 경제적 압박은 그것을 만들어낸 전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