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5년 이상 가동된 노후 풍력발전기 3분의 2 가까이가 경북·강원 지역에 밀집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들 중 경북 영덕풍력발전단지 내에서 정비 작업 중이던 외주업체 직원 3명이 화재 사고로 숨지면서 노후 풍력발전기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들 발전기가 만든 전력은 전국에 보급되지만 노후화에 따른 위험은 강원·경북에 편중되는 ‘에너지 부정의’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풍력발전기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기준 가동 15년 이상 풍력발전기 총 208기 중 강원 지역 내 발전기가 67기(32.2%), 경북의 경우 66기(31.7%)로 두 지역 비중이 63.9%나 됐다. 이어 제주도 42기로 비중이 20.2%였고 전북·인천 각각 11기(5.3%), 경기 5기(2.4%) 등 순이었다. 보통 풍력발전기 설계수명이 20년으로 15년이 지나면 노후 발전기로 평가한다.
가동 20년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노후 발전기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한다.
전체 가동 20년 이상 풍력발전기 80기 중 강원 지역 소재가 38기(47.5%), 경북은 23기(28.8%)로 그 비율이 80%를 육박한다. 경북 지역 23기는 모두 이번에 인명 사고가 발생한 영덕풍력발전단지 내 발전기다.
강원과 경북 지역에 노후 풍력발전기가 집중돼 있는 건 초기 풍력 보급 단계에서 바람 질이 좋은 백두대간과 동해안 축을 중심으로 단지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사고 또한 대부분 강원과 경북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풍력발전 사고 총 11건 중 강원과 경북에서 생긴 사고가 각 4건씩 총 8건으로 72.7%나 됐다.
사고 위험을 짊어진 지역이 생산한 전력을 전국이 소비한다는 측면에선 지역 간 불평등이 확인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강원·경북은 전력 자립률(소비전력량 대비 생산전력량)이 100% 중·후반대에서 200% 안팎을 오가는 반면 수도권은 60% 안팎 수준에 그친다.
결국 이런 부정의를 완화하는 차원에서라도 특정 지역에 밀집한 노후 풍력발전기 안전 관리를 이른 시일 내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지금 안전 관리는 개별 발전사업자에게 거의 맡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아니라 각 사업자가 관리해야 하는데 역량 부족 등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준정부기관인 한국전기안전공사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전기안전공사 정기 검사 주기를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당기는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