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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백악관 주인 아닌 관리자”… 美법원, 연회장 공사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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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행정부와 잇단 마찰음

“의회 승인없이 동관 철거 문제”
공사비 민간 조달도 의문 제기
뿔난 트럼프, 즉각 항소 의사
공영방송 지원금 중단도 ‘위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과 정책에 법원이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백악관 내 철거된 이스트윙(동관) 자리에 건립 중인 연회장 공사를 중단시킨 데 이어 공영방송 지원금 차단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형상화한 황금빛 동상이 있는 초고층 대통령 기념관도 추진하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멈춘 크레인… ‘우상화’ 기념관도 좌초될까 지난 3월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연회장 공사가 한창인 워싱턴 백악관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미 연방법원은 이날 의회의 승인 없이 진행되고 있는 연회장 공사를 중단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워싱턴=AP연합뉴스
멈춘 크레인… ‘우상화’ 기념관도 좌초될까 지난 3월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연회장 공사가 한창인 워싱턴 백악관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미 연방법원은 이날 의회의 승인 없이 진행되고 있는 연회장 공사를 중단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워싱턴=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리처드 리언 미 연방법원 판사는 이날 의회의 승인 없이 연회장 개조를 포함해 백악관 시설 공사를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기각했다.

리언 판사는 35쪽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미국 대통령은 미래의 대통령 가족을 위한 백악관의 관리자이지 주인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권한을 규정한 법률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리언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의회의 승인 없이 백악관 동관을 철거한 것도 문제 삼으면서 “의회가 법적 승인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방법원은 민간 기부금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과정이 모호하고 의심스럽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을 짓겠다며 지난해 10월 백악관 동관을 철거하고 4억달러(약 6000억원)의 개인 기부금을 조달해 공사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용 인원이 약 200명인 기존의 백악관 만찬장이 너무 협소하다는 이유로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대규모 연회장 건설을 추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과 개인의 기부금으로 공사 비용을 충당한다는 이유로 의회의 승인이나 예산 배정이 필요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반면 국가역사보존협회(NTHP)는 역사가 있는 백악관 시설을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에 반발해 공사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기념관 조감도 영상의 한 장면. 무대 위에 대형 트럼프 대통령 황금 동상이 보인다.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기념관 조감도 영상의 한 장면. 무대 위에 대형 트럼프 대통령 황금 동상이 보인다.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NTHP를 ‘좌파 광신도 집단’으로 몰아세우며 강하게 불만을 터트렸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이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날 미 컬럼비아특별구(DC) 연방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NPR과 PBS 등 공영방송이 ‘좌편향적’으로 뉴스를 보도한다는 이유로 자금 지원을 중단한 행정명령은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종교, 표현, 출판, 집회, 청원의 자유를 보장한다. 재판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명령이 정부 조치를 동원해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견해를 탄압하려는 것이었다며 수정헌법 제1조는 “이런 유형의 관점 차별과 보복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건물과 공항, 도로명 등에 ‘트럼프’를 새겨넣고 있는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가 위치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시내에 초고층 건물로 된 대통령 기념관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기념관의 조감도 영상을 보면 기념관은 47층 높이로 지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47대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빌딩 꼭대기에는 첨탑이 솟아 있고, 건물 상단에 그의 취향을 반영한 ‘트럼프’라는 이름이 크게 새겨진다.

영상에선 강당처럼 보이는 공간에 청중석을 바라보며 오른팔을 치켜든 황금빛 트럼프 대통령 대형 동상이 등장했다. 또한 입구로 추정되는 구조물 위에도 대형 금빛 동상이 서 있다.

미국 대통령은 보통 퇴임 후 재임기의 기록을 보관하는 도서관을 세우고 기념관 역할을 하게 한다. 또 민간의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대로라면 기념관 건설에 10억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황금 동상은 대통령을 우상화하는 것이어서 부적절하며, 기념관이 역사적으로 가치가 큰 지역 랜드마크인 프리덤 타워를 가릴 것이라는 우려도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