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오전 1시22분쯤 얼굴에 복면을 쓴 20, 30대 남성 3명이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4층 피해자 집 현관문에 인분을 뿌리고 래커칠까지 했다. 이들은 피해자를 비방하는 명예훼손성 내용이 담긴 유인물 수십장도 아파트 곳곳에 뿌렸다. 최근 군포시에서도 20대 남성이 한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현관문에 빨간색 래커로 낙서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협박 유인물 10여장을 붙인 혐의로 검거됐다. 평택·동탄·파주 등에서도 비슷한 범행이 벌어져 지역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텔레그램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의뢰를 받은 뒤, 돈을 받고 타인의 집에 오물을 투척하거나 래커칠을 하는 등 사적 보복을 대신 해주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X(옛 트위터)에는 ‘복수 상담’, ‘원한 해결’, ‘청부’ 등 해시태그를 내건 계정들이 텔레그램 채널로 유입을 유도하는 게시물이 올라 있다. 통장 협박, 불륜, 학교폭력 가해자, 스캠 피해 등 말 못 할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대상이다. 복수 의뢰자가 대가를 지급하면 브로커가 메신저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하고 범행을 실행하는 구조다. 비용은 인분 테러가 200만원, 전단 살포를 추가하면 50만원이 더 든다. 대부분 가상화폐로 거래해 추적이 어렵다.
의뢰인, 채널 운영자, 실행자는 서로 얼굴을 모르는 상태에서 온라인으로 접촉한다. 경찰에 검거된 범인들은 하나같이 “텔레그램으로 알게 된 익명의 ‘윗선’으로부터 가상화폐 60만∼80만원어치를 받고 벌인 일”이라고 진술했다. 수법도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선 조직원이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 외주 고객상담센터에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고객 정보 1000건을 빼돌린 뒤 이를 보복 대상자의 주소 특정에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보복 대행은 사적 제재를 금지하는 우리 사법 질서를 파괴하는 범죄다. 여차하면 우리 공동체를 사적 보복이 횡행하는 야만적 사회로 추락시킬 수 있다. 특히 피해자들이 받는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테러를 당하면 대부분 이사를 한다고 한다. 사회를 강퍅하게 만드는 심각한 민생 범죄가 아닐 수 없다. 경찰이 나서 속히 발본색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