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이어지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끝나도 후폭풍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이 협조를 거부하면서 미국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77년간 지속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제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모양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정상화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최근 다수 미군 항공기의 시칠리아 시고넬라 공군기지 착륙을 거부했다. 이번 미국의 요청은 미국의 항공기들이 이륙한 뒤 이탈리아 측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군 당국은 미국이 요청한 비행 계획이 양국의 협정이 정한 정례적 운항이나 군수 지원 목적이 아닌 것으로 파악해 착륙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도 이란 전쟁에 사용될 미국 무기를 수송하려는 이스라엘에 자국 영공 통과를 불허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도 미국 군용기의 스페인 영공 통과를 불허했다. 폴란드는 자국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의 중동 배치를 검토해달라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에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나토는 ‘종이호랑이’”며 “탈퇴를 강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SNS 트루스소셜에도 영국과 프랑스를 향해 “당신들이 우리를 위해 그곳에 있지 않았듯이, 미국도 더 이상 당신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며 “뒤늦은 용기라도 내서 호르무즈해협으로 가라. 그리고 석유를 가져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동맹이 여전히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 아니면 미국이 단순히 유럽을 방어하는 입장에 머무르는 일방통행로가 되어버렸는지, 우리는 다시 검토해야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나토 체제의 존속 필요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읽힌다. 이란 전쟁이 어떤 형태로든 매듭지어지고 나면 나토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은 안전 보장과 통행료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재개되기 어렵다는 게 해운사의 판단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설치했고, 기뢰 설치 지역을 벗어나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려면 거액의 통행료를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콩 해운회사 캐러벨 그룹의 앙가드 방가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선원들은 무역의 중추”라며 “선박 공격이 일어나면 해운사는 선원들을 설득해 해협을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공급망은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