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2조4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해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힌 것과 관련해 “회사 미래를 위해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며 “최소한 2030년까지 추가 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주주를 중심으로 유상증자 철회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 선진화에 힘써온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고질병으로 지목된 일방적 유상증자를 두고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원영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 설명회를 열고 “유상증자에 앞서 추진한 2조3000억원 규모의 선제적인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용 등급 하향 압력에 직면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조달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 CFO는 “유상증자 이후 단기적 주식 수 증가로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로 중장기적으로는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2조397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 발표 이전 기준 시가총액(7조7000억원)의 31%, 발행주식 수의 42%에 해당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반발을 불렀다. 주식 가치희석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공시 당일 한화솔루션 주가는 18.22% 급락 마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정 CFO는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올해 상반기 정기 평정 시 A등급으로의 신용등급 하향 위기가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용등급 하락 시 2028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오는 사채 가운데 최대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감안해 조달 자금 중 60% 이상인 약 1조5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하고 9000억원은 태양광 사업 경쟁력을 위한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의 핵심 시장인 미국 내 정책 변화 등으로 대내외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1조570억원 규모의 계열회사 지분과 한화저축은행 지분(1785억원), 울산 사택부지(1602억원), 신재생에너지 개발자산(1600억원), 여수산단 내 유휴부지(360억원), 전기차 충전사업(250억원) 등을 매각해 약 1조6000억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종자본증권(영구채)도 발행해 7000억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순차입금이 12조원을 넘어 연간 이자 비용만 6000억원이 나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추가 증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2030년까지는 최소한 추가증자를 할 필요도 없고 추가 증자도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 주주들은 설명회 현장에서 유상증자 철회를 요구하며 크게 반발했다. 한 개인 주주는 “경영실패에 대한 부채를 주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 책임 경영”이냐며 재무·IR(기업설명) 담당이 아닌 경영진들의 해명을 요구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에 대해서도 “주가가 이미 폭락한 후에 매입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왔다는 한 주주는 떨리는 목소리로 “유상증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들을 무시하고 소통창구가 막힌 것에 답답함을 느껴 한국까지 14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왔다”며 “주주들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듣는다면 유상증자 규모를 변경하거나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연간 6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을 통해 올해 연간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정 CFO는 “핵심인 태양광 사업은 현재 회복 국면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고, 현재의 유상증자 계획까지 이르게 만들었던 상황도 반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3분기 미국 카터스빌 공장이 양산에 돌입하고 완공되면 미국의 국산화율을 달성하는 유일한 실리콘베이스 모듈 업체가 되기 때문에 프리미엄도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한화솔루션 소액주주들은 유증 결정에 맞서 대응에 나섰다.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를 통해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반대 입장의 주주들을 모으고 있다. 액트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소액주주 결집률은 3%에 가까워지고 있다.
금감원은 한화솔루션이 지난 2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한 중점심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주주권익 훼손 우려가 큰 유상증자를 중점심사를 대상으로 선정하고, 유상증자 당위성과 의사결정 과정, 이사회 논의 내용, 주주소통계획 등 기재사항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금감원은 심사를 통해 유상증자를 반려할 권한은 없지만, 정정신고서 요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