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 특위)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진보당 등 범여권은 “국회 우롱”이라며 거세게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설명할 기회를 안 주느냐”라고 맞서며 회의장은 이내 아수라장이 됐다.
박 검사는 3일 ‘윤석열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조 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그는 증인 선서를 거부한 뒤 이유 소명을 위해 발언권을 요청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고 퇴정을 명령했다. 박 검사는 끝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7쪽 분량의 소명서를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범여권 의원들은 박 검사를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정정당당하다면 입증하면 되지 선서를 회피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진보당 손솔 의원은 “위증할 결심을 하고 온 국회 우롱”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 김형동·박형수 의원 등은 “박 검사가 왜 선서를 거부하는지 설명할 기회를 주고 속기록에 남겨야 한다”며 옹호했다.
회의에서는 박 검사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서민석 변호사 간의 추가 녹취록이 쟁점이 됐다.
앞서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박 검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대북송금 사건의 주범으로 만들기 위해 이 전 부지사와 그의 변호인을 회유했다는 정황이라며 녹취를 추가 공개했다. 녹취에서 박 검사는 “제3자 뇌물이든 직접 뇌물이든 공범을 이재명이랑 같이 갈 것”, “직권남용도 이재명 씨랑 공범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기소가 되면 결국엔 재판이 절대 신진우 재판장(대북송금 사건 주심)이 선고할 수 없는 사이즈가 된다”, “그렇게 되면 이 부지사는 아마 나갈 것”이라는 발언도 담겼다.
전 의원은 “이 정도면 사건 설계가 아니라 소설가 수준”이라며 “검찰이 그린 그림의 민낯이 확인됐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이런 사고방식의 검사들 때문에 검찰공화국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같은 당 김승원 의원도 “이재명 당시 지사를 진범으로 만들려는 검찰 의지가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녹취 왜곡이라며 반박하며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송석준 의원은 “조작된 녹취를 틀어주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확정 판결이 난 사건을 왜 뒤집으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상식적으로 김성태가 단지 주가 조작을 위해 800만 달러를 어떻게 북한을 믿고 송금하겠느냐”며 “대북 사업은 경기도지사가 알았고, 서로역할을 분담했으니 결국 정범(자기 의사에 따라 범죄를 실제로 저지른 사람) 관계가 아니냐는 추론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박 검사는 퇴정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거악을 수사했다. 그런데 왜 그 거악을 이렇게 옹호하느냐”며 “(정부·여당이) 특검에 의한 공소 취소를 안 한다고 약속하면 지금 바로 선서하겠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녹취록에 대해선 변호인이 먼저 형량 거래를 제안해 거부했을 뿐이라며, 민주당이 녹취를 짜깁기했다는 입장이다.
박 검사 페이스북에서도 “(여당이) 공소취소 목적을 부인한다고 하시더라도, 이번 국정조사는 재판과 수사에 관여할 수밖에 없어 불법 국정조사에 해당한다”며 “제가 선서하고 증언하는 것은 위헌, 위법한 절차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증거조작 의혹이 있다면, 재심과 그에 따른 공소취소를 할 수 있는, 우리 법상 정당한 절차가 있다”며 “왜 오로지 최고 권력자만 그 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법부를 스스로 권력으로 대체하여 자신의 죄를 없애려고 합니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검사는 오늘 국정조사장에서 진실이 아니라 회피를 선택했다”며 “선서는 거부하면서 ‘내 말은 기록으로 남겨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책임은 피하고, 유리한 주장만 남기겠다는 이중적 태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치검사의 오만과 특권의식을 바로잡겠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