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 1년이 지났다.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도, “국회는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 대화와 타협을 노력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조문을 인용하며,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는 12·3 비상계엄 배경엔 협치를 외면한 정치권이 있다는 점을 짚고, 사회가 나아가야 할 지점을 제시하기 위함으로 풀이됐다. 4일 탄핵 1년을 맞아 헌재 탄핵심판 결정문을 다시 살펴봤다.
헌재는 지난해 4월4일 윤 전 대통령 “피청구인과 국회의 대립은 일방적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조율되고 해소돼야 할 정치의 문제”라면서 윤 전 대통령과 정부뿐만 아니라 야당도 서로의 정치적 견해를 존중하지 않아 분열과 혼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대등한 동료 시민들 간의 존중과 박애에 기초한 자율적이고 협력적인 공적 의사결정을 본질로 한다”는 과거 헌재 결정문을 인용했다.
야당이 주도한 22건의 탄핵소추안 발의와 예산안 감액 단독 의결 등을 언급하며 “피청구인은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고 있다고 인식해 이를 어떻게든 타개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엄 선포 등 조치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피청구인이 가지게 된 이런 인식과 책임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야당이 중심이 된 국회의 권한 행사에 관해 권력 남용이라거나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그것이 객관적 현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나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 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상계엄이 이런 상황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했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배제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민주 정치의 전제를 허무는 것으로, 민주주의와 조화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 권력구조나 제도 개선 설득, 국민투표, 정부의 법률안 제출, 헌법 개정안 발의 등 헌법과 법률 테두리 안에서 실행 가능한 방안들을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에 기반한 공화국'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국회와 정부가 서로의 견해를 존중하지 않으며 갈등을 키우면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민주주의는 자정 장치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그에 관한 제도적 신뢰가 존재하는 한, 갈등과 긴장을 극복하고 최선의 대응책을 발견하는 데 뛰어난 적응력을 갖춘 정치 체제”라며 윤 대통령에게 “현재의 정치 상황이 심각한 국익 훼손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예정한 민주적 절차와 방법에 따라 그에 맞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