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아침 출근 전 주방. 영양제 통을 열어 한 알씩 꺼내던 손이 잠깐 멈췄다. 어느새 6~7알. 이렇게까지 늘었나 싶어 멈칫했다. 피로 때문에 하나둘 더하다 보니 어느새 ‘기본 루틴’이 됐다. 몸을 챙기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습관이었다. 문제는 ‘많이 먹어서’가 아니었다. 서로 다른 성분을 겹쳐 먹는 방식이었다.
아침마다 반복되는 영양제 6~7알 ‘복합 복용’. 증상이 없다고 지나치기 쉽지만, 침묵의 장기인 간에는 이미 부담이 쌓이고 있을 수 있다. 잘못된 조합은 ‘건강 관리’가 아닌 ‘간 손상’을 키우는 습관이 될 수 있다.
이 변화는 숫자로 바로 드러난다. 2025년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접수는 3551건으로, 2022년(1117건)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2024년(2316건)과 비교해도 1년 새 약 53% 증가했다. 다만 이 수치는 소비자 신고 기반 ‘이상사례’로, 제품과의 인과성이 모두 확인된 사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약 60~70%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고 있다. 특정 집단이 아닌 일상으로 들어온 소비다. 문제는 여러 제품을 동시에 복용하는 패턴이다.
◆여러 개 함께 먹을 때…간에 쌓이는 ‘복합 부담’
유산균, 비타민, 밀크씨슬 등 다양한 성분을 한꺼번에 섭취할 경우 간 대사 부담이 실제로 증가하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간은 영양 성분과 약물을 해독·처리하는 기관으로, 동일한 경로로 대사되는 성분이 겹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해외직구 제품이나 고함량 제품이 더해질 경우 성분 표시와 함량 확인이 어려워 관리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복용량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수 있지만, 복합 복용 자체가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일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오해도 있다. 어지럼증이나 피로를 빈혈로 착각해 철분제를 추가로 복용하는 경우다. 이 경우 과다 섭취로 이어지며 체내 축적 위험이 제기되기도 한다.
김태균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여러 종류를 동시에 복용하면 간수치가 올라가도 원인을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복용 전 성분 확인과 필요 여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 나타날 땐 이미 진행…조기 인지 어려워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극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기능 저하가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일 가능성이 있다.
간 질환은 한 번 악화되면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만큼 사전 점검이 중요하다. 문제는 아플 때가 아니라, 아무 증상 없을 때 이미 시작된다는 점이다.
한눈에 보는 ‘영양제 과부하’ 주의 신호
-이상사례: 최근 3년 새 신고 3배 증가…1117건에서 3551건으로 급증
-핵심원인: 여러 제품 함께 먹는 ‘복합 복용’ 패턴 전반으로 확산
-간 부담 증가: 중복 성분 많아질수록 대사 부담 커져 간수치 상승
-주의 신호: 황달·극심한 피로·소변색 변화 시 복용 중단 후 진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