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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갈 거면 여기 안 간다”…영재고 대신 ‘일반고’ 쏠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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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과학고 출신 의대 진학 1년 새 60명 감소

“의대 갈 거면 여기 안 간다”는 말이 이제는 현실적인 기준이 됐다. 과거에는 영재학교와 의대를 함께 노리는 선택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입학 단계에서부터 길이 갈린다. 영재학교 대신 일반고나 자율형사립고로 방향을 틀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의대 진학 불이익으로 특목고 출신 진학자는 줄고, 일반고 선택은 늘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AI 생성 이미지
의대 진학 불이익으로 특목고 출신 진학자는 줄고, 일반고 선택은 늘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AI 생성 이미지

4일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6학년도 의대에 진학한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은 9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157명에서 60명 줄었고, 2024학년도(167명)와 비교하면 2년 새 70명 감소한 수치다.

 

범위를 의·치대로 넓히면 감소 흐름은 더 뚜렷하다. 진학자는 2024학년도 202명, 2025학년도 179명, 2026학년도 113명으로 줄었다. 다만 해당 통계는 일부 대학을 기준으로 집계된 결과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진학 결과 감소’가 아니라 선택 구조 자체의 변화로 해석된다.

 

2021년 도입된 ‘의약학 계열 진학 제재 방안’ 이후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2022학년도 입학생부터 의대 진학 시 불이익에 동의하는 서약서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의대를 선택할 경우 진학 지도 중단, 일반고 전학 권고, 학생부 불이익 등이 적용된다. 특히 영재학교는 연구·프로젝트 중심 학생부 대신 일반고 기준의 석차형 기록으로 전환되며, 연구활동도 반영되지 않는다.

 

일부 학교에서는 기숙사 이용 제한이나 장학금 회수 등 추가 조치도 뒤따른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의대 진학을 선택하기엔 부담이 큰 구조다.

 

이 때문에 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영재학교 대신 일반고나 자율형사립고를 택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의대를 향한 수요 자체는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6학년도 의대 경쟁률은 6.61대1로 전년도(6.58대1)보다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정시 모집 인원은 1599명에서 1078명으로 줄었다.

 

지원자는 유지되거나 늘었지만 모집 인원은 줄어든 구조다. 결과적으로 체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흐름도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영재학교와 과학고에서 전출하거나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303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의대 진학을 위한 선택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입시업계에서는 자퇴 후 검정고시 등을 통해 의대에 진학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