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우주서 본 지구는 하나의 존재, 하나의 인류”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아르테미스Ⅱ 생중계 기자회견

나사, ‘역사적 순간’ 사진 공유
매달려 자고… 화장실 고치고
오리온 캡슐서의 생활도 공개

발사 5일차 ‘달 중력권’ 진입
달 뒤편 관측한 후 10일 귀환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로 이끄는 아르테미스Ⅱ가 순조롭게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서 바라본 경이로운 지구의 모습과 함께 인류를 향한 메시지를 전해 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이들이 촬영한 지구 사진 4장을 공개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전 세계와 공유했다.

 

‘달의 여신’이 바라본 지구 달로 비행 중인 아르테미스Ⅱ의 우주비행사 리드 와이즈먼이 2일(현지시간) 오리온 우주선의 주 선실 창문을 통해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초록빛 오로라가 옅게 깔린 지구 모습에 와이즈먼은 “장관”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르테미스Ⅱ는 4일 지구보다도 달에 더 가까운 지점에 도착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AP연합뉴스
‘달의 여신’이 바라본 지구 달로 비행 중인 아르테미스Ⅱ의 우주비행사 리드 와이즈먼이 2일(현지시간) 오리온 우주선의 주 선실 창문을 통해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초록빛 오로라가 옅게 깔린 지구 모습에 와이즈먼은 “장관”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르테미스Ⅱ는 4일 지구보다도 달에 더 가까운 지점에 도착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AP연합뉴스

나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지구 궤도를 벗어나 달로 향하기 시작한 아르테미스Ⅱ의 우주비행사 4명과의 생중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은 우주선 창밖으로 멀어지는 지구를 바라보던 순간에 대해 “지구를 북극부터 남극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아프리카, 유럽 대륙이 보였고, 자세히 보니 오로라까지 펼쳐져 있었다”며 “그 장관에 우리 넷 모두 잠시 동작을 멈췄다”고 회상했다.

 

인류 최초로 달 궤도를 비행하는 흑인 우주비행사가 된 빅터 글로버는 지구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여러분은 하나의 존재로 보인다. 어디에서 왔건, 어떻게 생겼건 상관없이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 하나의 인류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위대한 업적을 ‘문샷’(Moonshot)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이 일은 우리가 서로의 차이점을 잠시 미뤄 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다름을 함께 끌어안고 각자의 모든 강점을 활용해 무언가 대단한 것을 성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번 임무가 지닌 인류 통합의 상징적 의미를 역설했다.

 

달처럼 환한 미소 4일(현지시간) 달 궤도를 향해 순항 중인 유인우주선 ‘아르테미스 Ⅱ’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빅터 글로버(왼쪽부터), 리드 와이즈먼, 제레미 핸슨, 크리스티나 코크가 오리온 우주선 안에서 캐나다 어린이들과 통화하고 있다. 캐나다 공군 조종사 출신인 핸슨은 비(非)미국인 최초로 달 탐사 임무에 참여하는 우주비행사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AFP연합뉴스
달처럼 환한 미소 4일(현지시간) 달 궤도를 향해 순항 중인 유인우주선 ‘아르테미스 Ⅱ’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빅터 글로버(왼쪽부터), 리드 와이즈먼, 제레미 핸슨, 크리스티나 코크가 오리온 우주선 안에서 캐나다 어린이들과 통화하고 있다. 캐나다 공군 조종사 출신인 핸슨은 비(非)미국인 최초로 달 탐사 임무에 참여하는 우주비행사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AFP연합뉴스

우주비행사들은 오리온 캡슐 내 생활도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 1일 발사 후 이날까지 두 차례 쪽잠을 잔 것이 전부라고 했다. 와이즈먼은 “크리스티나 코크는 우주선 한가운데서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려 자고, 빅터는 아늑한 구석을 택했으며, 제레미 핸슨은 좌석에서 몸을 쭉 펴고 잔다”면서 “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니터 화면 아래서 자고 있다”고 전했다.

 

홍일점인 코크는 고장난 오리온 화장실을 고치는 데 자신이 큰 역할을 했다며 스스로 “우주 배관공”이라고 소개했다.

 

우주비행사들이 생활하는 오리온 캡슐.
우주비행사들이 생활하는 오리온 캡슐.

나사에 따르면 화장실은 50여년 전 아폴로 프로젝트 당시 유인우주선에는 없었던 시설이다. 크기 9.3㎥로 협소하지만, 칸막이와 흡입 방식의 호스, 티타늄 변기 등을 구비하고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 변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손잡이와 발 고정 장치가 화장실 내부에 설치돼 있다. 소변은 우주로 배출되며, 이외 배설물은 밀봉돼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리온 캡슐 화장실이 ‘최초의 심우주 화장실’이라며 “오리온 캡슐에 실린 폐기물 관리 시스템은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우주비행사들은 ‘안녕, 세계’ 제목으로 달 전이 궤도로 향하기 위한 점화를 마무리한 뒤 지구와 멀어지며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와이즈먼의 말처럼 푸른 지구 위로 초록빛 오로라가 옅게 깔렸고, 태양빛이 행성 간 먼지에 반사되는 황도광까지 포착돼 신비로움이 더해졌다. 이밖에 지구의 밤과 낮이 한눈에 보이는 사진, 어두운 지구 아래 초승달 모양 빛이 보이는 사진, 우주선 오리온의 창 너머로 보이는 지구 사진 등도 있었다. 라키샤 호킨스 나사 부본부장 대행은 “4명의 친구(우주비행사)를 제외한 우리 모두가 이 사진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테미스Ⅱ에서 찍은 달 사진.
아르테미스Ⅱ에서 찍은 달 사진.

아르테미스Ⅱ는 현재 달을 향한 여정의 절반 이상을 지났다. 발사 5일 차인 5일에는 지구의 중력보다 달의 중력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달의 영향권’에 완전히 진입한다. 6일 차에는 달 뒷면으로 근접 비행을 시작하고, 우주비행사들이 인류가 직접 본 적 없는 달의 뒷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관측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르테미스Ⅱ는 지구로부터 약 40만6000㎞ 이상 떨어진 지점에 도달해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운 유인우주선 최원거리 비행기록(약 40만171㎞)을 경신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Ⅱ는 모든 임무를 마친 뒤 10일 지구로 귀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