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 속에 한국이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연대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EU 핵심국 프랑스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은 안보 위기에 대응할 에너지 연대와 호르무즈해협 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한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3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원자력 및 해상풍력 등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를 천명하며 중동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교란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양국은 “호르무즈해협, 수에즈운하, 홍해를 포함하여 세계 경제에 필수적인 해상 교통로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위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프랑스 원전기업 오라노, 프라마톰 간 원자력 연료 공급망 연계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한수원은 프랑스 전력공사와 해상풍력 발전산업을 위한 MOU도 맺었다. 이 대통령은 이번 MOU가 “우리 원전에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 공동진출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인공지능(AI)·양자·반도체 3개 분야 협력의향서도 이번 회담의 성과다. 유럽의 소버린(주권형) AI 구축을 주도하는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 경영진은 지난 2일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을 만나 AI공급망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그룹 회장도 지난 3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주 인도네시아·프랑스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지며 미국발 관세 압박과 중동발 에너지 쇼크가 겹친 ‘복합 위기’에 대응할 국제사회 연대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여타 EU 국가들과도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외교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