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 원칙을 재확인한 가운데 이 해협은 ‘국제해협’이라 전면봉쇄는 국제법상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외교부는 5일 국제규범에 따른 자유로운 항행·안전 보장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호르무즈, 왜 ‘못 막는 바다’인가
외교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소 서영민 글로벌거버넌스연구부 조교수는 지난달 26일 내놓은 보고서 ‘호르무즈 해협의 국제법적 지위와 쟁점 분석’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해협으로 보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해협일 경우 선박·잠수함·항공기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통과통항권’이 적용된다. 서 교수는 국제해협에서는 연안국이 항행을 방해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해협 전체 통항을 차단하는 식의 조치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3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교통로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수로다. 여러 나라 선박이 오가는 핵심 길목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통항 규범이 적용되는 해역으로 평가된다.
국제해협이 아니라고 규정될 경우에도 봉쇄는 어렵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외국 선박의 ‘무해통항권’이 남기 때문이다. 무해통항권은 무기 사용이나 군사 훈련 등 해로운 행위는 제한할 수 있지만 평화적 통과는 허용하는 게 원칙이다.
◆전시에도 남는 항행 원칙…韓, 에너지안보 변수
전쟁 상황에서도 해양법 규범이 전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서 교수는 무력충돌 상황에서도 항행 자유, 통항권은 원칙적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짚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817호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이 조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적법한 통과통항이나 자유항행을 방해하는 시도를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본다.
서 교수는 한국이 에너지와 무역의 상당 부분을 해상교통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르무즈 같은 수역의 법적 상황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항행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고, 일관된 법적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유사시 선박 보호와 국제공조 등 실질적인 대비도 병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