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에 장수를 바꾸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란 전쟁이 한창인데 해임된 랜디 조지 미국 육군참모총장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지난 2일 미 육군 최고지휘관이 통상 4년인 임기를 1년 반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왜 전격 경질됐는지는 아직 뚜렷이 밝혀진 바 없다. 일각에서는 친 트럼프 가수 리드 록의 자택 앞에서 최근 제자리 비행을 한 육군 헬기 조종사들의 직무를 정지시킨 것에 대한 보복성 경질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랜디 조지 총장은 원래 병사로 육군에 입대했다가 1988년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보병 장교로 걸프전,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등 주요 현대전에 참전한 베테랑이다. 상원 인사청문회 당시 군인의 길을 걷기로 한 이유에 대해 ‘6·25 전쟁 참전용사의 권유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해 눈길을 끌었다. 조지 장군은 “내 고향인 아이오와주(州) 앨든에는 군대가 없고 우리 집안도 군인 가문은 아니었다”며 “고교생 때 알게 된 6·25 전쟁 참전용사가 있었다. 그분이 내게 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고, 나는 크게 고무됐다”고 털어놨다. 30년 넘게 야전과 정책 부서를 두루 거친 지휘관인데 특히 제101공수사단 소대장으로 걸프전에 참전했다. 드라마 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로 잘 알려진 제101공수사단은 미 육군 최정예 부대. 이 곳에서 군인 인생을 시작한 조지 총장은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깊은 이해도를 가진 '지한파' 장성 중 한 명이엇다. 2000년대 초반 소령 시절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작전 장교로 복무했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육군참모총장으로서 조지 총장은 군 인사의 독립성을 지키려다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등돌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 수뇌부가 자신들의 '공격적인 군사 비전'에 완전히 동화되기를 원했으나, 조지 총장은 전통적인 군의 원칙과 체계적인 변화를 고수했다고 한다.
뜻하지 않게 군인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조지 총장이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보낸 퇴임 이메일까지 4일(현지시간) 공개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조지 총장은 이메일에서 "여러분의 곁에서 복무하고 조국을 위해 장병들을 이끌 수 있던 것은 큰 영광이었다"며 "여러분 모두가 임무에 집중하고, 혁신을 계속하며, 현대 전장에서 우리 전사들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것을 얻도록 관료주의를 과감히 타파해 나갈 것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병사들은 진정 세계 최고"라며 "그들은 혹독한 훈련을 받고 용감하고 훌륭한 인품을 지닌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