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 선교사인 로제타 셔우드 홀(1865∼1951)의 136년 전 조선 기행 편지가 복원돼 처음 공개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4월7일 ‘보건의 날’을 맞아 양화진기록관이 소장한 로제타 홀의 두루마리 기행 편지를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로 전면 복원하고 디지털화해 국가기록원과 양화진기록관 누리집에서 공개한다고 6일 밝혔다.
로제타는 국내 최초의 여의사 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하고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쳐 43년간 환자를 치료하며 한국 근대 의료의 초석을 닦은 인물이다. 2024년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됐다.
그는 1890년 9월4일 의료 선교를 위해 미국을 떠나 10월14일 조선에 도착한 뒤 이듬해 1월 초까지의 활동을 가족에게 전하기 위해 편지를 썼다. 낱장의 편지 94매를 이어 붙여 가로 16.4㎝, 세로는 장장 31.8m에 달하는 두루마리 2개로 이뤄졌다.
편지엔 40일간 태평양 횡단 노정과 3개월간 조선에서의 기록, 특히 당시 척박했던 의료 환경과 주민 일상이 생생히 묘사돼 있다. 최초의 여성 병원 보구녀관, 가마와 전통 혼례, 고종이 청나라 사절단을 맞이하는 행렬 등 로제타가 직접 찍은 사진 59점도 부착돼 있다.
로제타의 기행 편지는 부착된 비닐 테이프의 변색, 접착제 경화(단단히 굳어짐), 잉크 부식으로 글자 부분이 갈색으로 변하고 종이가 바스러지는 등 훼손이 심각한 상태였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약 1년 6개월간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탈락된 글씨의 결실부를 한지로 보강하는 등 복원 작업을 통해 안정성과 보존성을 높였다. 국가기록원은 공공·민간 기관 대상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종이 기록물 9272매를 복원했다.
강요섭 양화진기록관장은 “우리나라의 근대 의료와 교육의 초석을 놓은 로제타 홀 선교사의 기록물이 국가기록원 도움으로 다시 숨을 쉬게 돼 깊이 감사드린다”며 “선교 역사와 근대사를 연구하는 소중한 기록유산으로 널리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철 국가기록원장은 “앞으로도 국가기록원이 보유한 우수한 복원 기술로 소중한 기록유산들이 안전하게 영구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