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2020년부터 이른바 ‘꼬마빌딩’(근린상가) 등에 대해서 감정평가사업을 시행해 왔습니다.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은 보충적 평가방법인 공시가격으로 신고돼 시가와의 차이가 큰 탓입니다. 꼬마빌딩이 고가라면(신고가액이 국세청이 산정한 추정 시가보다 10억원 이상 낮거나 차액의 비율이 10% 이상인 경우)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의뢰해 평가를 완료된 뒤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쳐 시가로 인정된 감정가액으로 상속·증여재산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꼬마빌딩 등에 대한 상속·증여세의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자 한 조치입니다.
국세청은 2025년부터 위 감정평가사업 대상을 비거주용 부동산에서 일부 초고가 아파트 및 호화 단독주택까지 확대했습니다. 몇몇 초고가 아파트 및 호화 단독주택의 신고가액이 국세청 산정 추정 시가보다 5억원 이상 낮거나 차액의 비율이 10% 이상이면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의뢰해 평가를 완료된 뒤 평가심의위를 거쳐 시가로 인정된 감정가액으로 상속·증여재산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납세자가 상속·증여세를 신고한 뒤에도 법정결정기한(신고기한부터 상속세는 9개월, 증여세는 6개월)까지 발생한 매매·감정·수용가액 등에 대해 평가심의위에서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이 개정(2019년 2월12일)된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시행령 규정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는 하급심 판결이 최근 선고되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5. 12. 15. 선고 2021구합85600 판결 참조).
위 판결에서는 과세관청에만 평가 기간 경과 후 9개월까지 감정평가를 통한 시가 인정 기회를 실질적으로 부여해 납세자와 과세관청 간 불평등을 초래하고, 납세자는 과세관청이 어떤 재산을 대상으로 감정할지 예측할 수 없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저해되며, 하위법령인 시행령이 상위법인 상증세법 제60조 제3항(보충적 평가방법)의 적용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한 시가 산정이 시세에 비해 낮은 것은 개별공시지가 등을 현실화하거나 보충적 평가방법에서 사용할 개별공시지가 등의 산정 기준을 별도로 정하여 해결해야 하지 하위법령인 대통령령의 개정을 통해 법률의 적용을 무력화해 해결할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 중 ‘평가 기간이 경과한 후부터 제78조 제1항에 따른 기한까지의 기간에 감정이 있는 경우’에 관한 부분이 조세법률주의, 법률 우위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해당 시행령 규정이 조세법률주의 위반이 아니라거나 조세평등 주의 위반도 아니라고 판단한 항소심 판결도 여럿 존재합니다.
서울고등법원 판결(2024. 8. 20. 선고 2023누42333)은 “기존 감정가액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과세관청이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요건과 방식에 따라 감정을 의뢰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감정가액 역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서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면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여 해당 시행령 규정이 조세법률주의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과세관청이 일부 비주거용 부동산을 선별해 감정을 의뢰한다 하더라도 조세평등 주의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습니다.
또한 서울고등법원 판결(2024. 8. 20. 선고 2023누70826) 역시 같은 취지로 “거래 당사자들이 자유로이 거래하는 과정에서 성립한 가액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과세관청이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요건과 방식에 따라 감정평가를 의뢰할 수 있다”며 “그에 따른 감정가액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면, 이 또한 시가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이어 “그러므로 피고가 이 사건 토지 등 고가의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하여만 감정을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조세평등 주의 또는 조세법률주의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해 해당 시행령 규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최근 하급심 판결이 해당 시행령 규정을 조세법률주의, 법률 우위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판단했다고 해 국세청이 2020년부터 꼬마 빌딩 등을 대상으로 계속 시행해 온 감정평가사업에 제동이 걸렸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해당 시행령 규정을 무효라고 본 하급심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항소심 판결을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해당 시행령 규정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아닌지는 대법원에 가서 판단될 문제라고 사료됩니다.
김지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jieun.kim@barunlaw.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