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말 전북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불거진 ‘대리운전비’ 제공 논란이 경찰 수사와 정치권 파장을 동시에 키우며 전북 정가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사건 발생 시점과 고발 시기, 폐쇄회로(CC)TV 설치 논란, 참석자들의 인식 문제 등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정과 공직선거법 적용 여부가 향후 정치적 운명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왜 지금 시점에…” 정치생명 갈림길
이번 사건의 첫 번째 의문은 ‘고발 시점’이다. 문제가 된 식사 자리는 지난해 11월 30일 이뤄졌지만, 경찰 고발은 약 4개월이 지난 뒤 시작됐다. 경찰은 6일 오전 전북도청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도지사 휴대전화와 집무실,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을 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고발과 수사 시점이 단순한 법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 타이밍’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제9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개월 남짓 앞둔 상황에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파장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도 여부를 떠나 정치적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핵심 쟁점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 조항이다. 현직 단체장이 선거구민에게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금액의 크기나 사후 회수 여부와 관계없이 위법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김 지사는 “대리운전비 명목으로 지급했지만, 다음 날 전액 회수했다”고 해명했지만, 법조계에서는 ‘일단 제공된 시점’ 자체가 위법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심야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제적으로 제명 조처한 것도 이러한 법적 리스크를 고려한 정치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안은 단순 해프닝을 넘어 김 지사의 정치적 생명을 좌우할 중대 변수임이 분명하다.
◆CCTV 설치 이유와 금품 요구 논란
두 번째 쟁점은 사건의 ‘증거’가 된 CCTV를 둘러싼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음식점 CCTV는 방범이나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출입구나 계산대 중심으로 설치되지만, 해당 식당은 이와 무관한 안쪽 특정 좌석을 선명하게 비추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영상이 외부로 유출되는 과정에서 제3의 인물이 CCTV 영상을 근거로 도 관계자와 접촉했다는 주장, 금품 요구설 등이 확산되면서 사건은 단순 법 위반 여부를 넘어 ‘외부 변수 개입’ 가능성까지 확장됐다. 만약, 음식점 주인의 지인 등이 실제로 금품 요구나 협박이 있었다면 이는 별도의 형사 사안으로 분리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관련 내용이 그를 직접 만난 전 공무원의 주장이고, 음식점은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 주인의 확인이 안 된 상태여서 수사기관의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 역시 “식당 측의 접촉 시도와 요구가 있었지만, 대응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영상 유출 경위에 의구심을 제기한 상태다. 결국 CCTV는 이번 사건에서 핵심 물증이자 또 다른 논란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선거법 위반 행위인데, 아무도 몰랐나
세 번째 의문은 당시 참석자들의 ‘인식’이다. 당시 식사 자리에는 기초의원과 지방선거 출마 예정 청년들 다수, 공무원 등 정치·행정 관계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시기와 무관하게 상시 적용되며, 특히 단체장의 금품 제공은 대표적인 금지 행위로 꼽힌다.
특히, 김 도지사는 공인회계사시험(23회) 최연소 합격과 행정고시(36회), 사법시험(41회)을 줄줄이 합격한 ‘고시3관왕’ 출신인 만큼 선거법을 꿰둟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해당 자리에 있던 인물들이 이를 몰랐을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그의 이런 행동은 지금처럼 법적 제한이 엄격하지 않았던 과거, 지인과 술자리를 하면 꼭 대리운전비를 챙겨줬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인들은 말한다.
참석자 중에서는 천장의 CCTV 존재를 인지하고 삭제를 요청했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현장 인식 부족 또는 안일한 판단 자체가 또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 나아가 민주당이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참석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징계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사건이 개인의 일탈을 넘어 ‘집단적 판단 오류’ 문제로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수사·법원 판단·경선 변수까지… ‘복합 리스크’
현재 사건은 김 도지사에 대한 민주당 제명과 경찰 수사, 법원 가처분 심리라는 세 갈래로 동시에 진행 중이다. 특히 7일로 관측되는 서울남부지법의 ‘제명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에 따라 김 지사의 당적 회복 여부가 결정될 수 있고, 이는 곧 지방선거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정치적 반전’을, 기각되면 ‘사실상 정치적 타격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결국, 이번 ‘대리운전비 사건’은 단순한 금품 제공 논란을 넘어 법적 판단, 정치적 이해 관계, 외부 변수까지 얽힌 복합 사건으로 전개되고 있다. 고발 시점과 CCTV 영상 논란, 참석자 인식이라는 세 가지 미스터리가 해소될지가 향후 전북 정치 지형을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