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중동 사태로 인한 ‘3고(고유가·고물가·고환율)’ 문제의 해법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우리 정부를 탓하는 것은 오히려 민심 이반을 자초할 수 있다고 판단해 수위 조절에 나선 모습이었다. 6·3 지방선거를 의식한 여야 의원들이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약 26조원 규모 ‘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10일 본회의 처리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재문 기자
정유사 상무 출신인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1980년대 석유파동 때도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됐던 점을 거론하며 안전한 원유 수송로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질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가 마련한 대책을 물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각 나라가 원유 확보 경쟁 중인 상황에서 우리도 노력 중”이라며 “우리 비축유 상당 부분이 중질유다. 정유사들이 경질유를 확보하면 중질유를 빌려줘서 정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가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뛰고 있는 유영하 의원은 반도체 생산 시설이 수도권과 인접 지역에 집중된 현상을 지적했다. 유 의원은 “대한민국 반도체 생산이 수도권과 인접권역에 80.7% 몰려 있고 충청권까지 합하면 96%”라고 했다. 그는 “평상시에는 집적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전쟁, 지진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핵심 제조업이 한꺼번에 멈출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대 250㎞에 달하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가 남한을 겨누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기존의 계획은 기업이 판단할 영역”이라고 했다.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대구·경북(TK) 신공항 사업에 국가재정이 투입되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도 거론됐다. 유 의원은 “정부 정책은 특정 인물의 당선을 전제로 지원을 논의하는 방식이 돼선 안 된다”고 날을 세우면서다. 그러고선 “지방선거 이후가 아니라 지금 바로 국가재정을 투입해 신공항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정부가 약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정부는 추경이 ‘선거용’이라는 일각의 주장의 주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선거와 무관한 추경이다. 중동 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크고 앞으로 얼마나 더 클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방파제를 쌓는 심정으로 편성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10일 오후 6시 이후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당은 매주 목요일 본회의를 열 방침이지만 16일은 세월호 참사 추모일인 점을 고려해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과 야 5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개혁신당)이 공동 발의한 개헌안은 다음 달 7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국회는 6·3 전북지사 선거에 나선 민주당 소속 안호영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사직의 건을 의결하고 새 위원장으로 같은 당 김정호 의원을 선출했다. 김 신임 위원장은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전까지 약 2개월 동안 위원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앞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원·달러 환율이 1510원대를 돌파했고 국고채 3년물 금리도 3.4%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며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과 소비심리 둔화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나프타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불안이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이날 발표한 ‘2026년 지역경제전망(AREO)’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2.3%로 전망했다. 불과 한 달 전 내놓은 전망치(1.9%)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AMRO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9%로 유지하면서도, 향후 아시아 경제에 하방 위험과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과 역내 에너지 수급 차질의 지속 가능성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