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으로 전 세계 에너지난이 심화하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글로벌 에너지 위기 대응 차원에서 각국에 석유 수출 금지 조치 등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 소속 8개국은 원유 증산을 결정했다. 그러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는 이상 유가 안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가 석유 수출 금지나 제한 조치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세계 석유 시장을 보면 최악의 시기”라며 “그들의 무역 파트너, 동맹국, 이웃 국가들이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주요 정유시설을 보유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어떠한 금지 조치도 재고해야 한다”며 “이들 국가가 계속 수출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한다면 아시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공동으로 비축유를 방출하는 동안 유감스럽게도 일부 국가가 기존 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국가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임을 증명해야 할 때”라고 했다.
FT는 비롤 사무총장이 구체적인 국가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중국과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FT는 5주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전쟁 기간 휘발유·디젤·항공유 수출을 금지한 주요국은 중국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최근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정제 연료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최근 몇 주간 미국과 중국은 석유 비축분을 늘리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최신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에너지 데이터 기업 오일엑스(OilX)의 예측을 보면 중국의 4월 육상 원유 재고는 13억배럴로, 약 1억200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오펙과 오펙+ 소속 8개국은 5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20만6000배럴 늘리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이날 결정에는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자흐스탄·알제리·오만 8개국이 참여했다. 이들은 4월에도 20만6000배럴 증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증산 목표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막힌 공급량의 2 미만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동전쟁 후 하루 최대 1200만~1500만배럴의 원유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번 증산 결정은 상징적 조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협이 개방되고 적대행위가 잦아드는 즉시 생산을 재개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