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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자발찌 대상자 느는데… 관리 감독 되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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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자·스토킹 사범도 대상
1명이 20명 담당… 업무 과부하
전자발찌 훼손도 매해 10건꼴

위치추적 전자발찌(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보석됐다가 전자장치를 훼손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재판에 출석하는 길에 ‘실형이 선고됐다’는 소식을 듣고 전자장치를 절단했다. 교제하던 여성을 스토킹하던 끝에 살해한 ‘남양주 살인 사건’에서처럼 형사사법기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전자장치를 훼손한 것인데, 이런 사건이 최근 5년간 47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심동영 판사는 지난달 18일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신모씨에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신씨는 2024년 3월 사기죄 등으로 구속 기소된 지 5개월 만에 보석됐다. 전자장치 부착을 조건으로 풀려난 신씨는 지난해 2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사기 혐의 재판에 출석하던 길에 전자장치를 훼손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운전 중이었던 신씨는 실형이 선고됐다는 소식을 듣고 고속도로에서 가위로 전자장치의 스트랩과 잠금장치를 절단한 후 자동차 창밖으로 던졌다. 심 판사는 양형 이유에서 “전자장치를 손상하고 재판 중인 선고기일에 불출석한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신씨의 사기 혐의 재판 선고 양형에 이런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는 이유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6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자장치를 훼손한 건수는 매해 10건꼴로 집계됐다.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는 매년 늘었지만 이를 감독하는 인력은 오히려 줄었다. 특히 법무부 내부 규칙은 ‘1인당 10명’을 권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5년간 한 해도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5년 동안 전자감독 대상은 2021년 4316명에서 지난해 4827명으로 늘었다. 감독 전담 인력은 같은 기간 242명에서 234명으로 오히려 줄어 1인당 관리 인원이 지난해 20명에 육박했다.

전자감독 대상자가 늘어난 건 가석방자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스토킹 전자장치 부착 잠정조치’ 대상자가 늘어서다. 스토킹 사범은 2023년부터 전자감독 장치 대상자에 포함됐고, 스토킹 처벌법상 잠정조치는 2024년부터 시행돼 지난해 103명이 전자감독 대상이었다. 가석방 사범은 2024년 821명에서 지난해 985명으로, 전자보석자도 404명에서 489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전자장치의 효과는 분명하지만, 감독 인력의 현실화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정 인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연구하고 그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전자장치가 정밀해 자주 경보가 울릴 경우 여러 번 감독해야 하고 감시 인력도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