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대형 베이커리 카페 2곳 중 1곳꼴로 가업상속공제를 남용한 것으로 정부 실태조사에서 파악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며 관계 부처에 제도 정비를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가업상속공제의 취지에 맞지 않는 업종을 배제하는 방향에서 제도 전반을 재설계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6일 국무회의에서 수도권 소재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개 업체를 선별해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국세청 조사에서 44%인 11개 업체가 가업상속공제를 남용했을 가능성이 포착됐다.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사망자)이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상속인이 승계한 경우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공제 한도는 가업 영위기간이 10년 이상이면 300억원, 20년 이상은 400억원, 30년 이상은 600억원이다.
조사 대상 업체 중에는 제과점업으로 사업자를 등록했지만, 실질적으론 커피전문점으로 운영하는 업체 7곳이 확인됐다. 제과점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고, 커피전문점은 해당되지 않는다. 일부 업체는 완제품 빵을 구입해 판매하거나 제빵시설이 없는 곳도 있었다.
실제로는 자녀가 운영하면서 고령의 부모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거나, 가업으로 보기 어려운 주차장이나 주유소 사업으로 공제를 받거나 사업 유지 의무기간 직후 폐업하는 사례도 있었다.
보고가 이뤄지는 동안 이 대통령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일부 국무위원들도 탄식했다. 이 대통령은 “주차장업이 무슨 가업인가”라며 “내가 500억짜리 부동산 갖고 있으면 손님이 있든 말든 주차장 만들어서 한 10년 동안 아르바이트 쓰면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는 거다. 세금 내는 사람이 바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공제 대상사업 축소를 재차 지시하며 “가업성 측면에서 주차장업보다 반도체에 훨씬 특화돼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가업성이 더 높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10년 이상 사업 영위’ 요건에 대해서는 기간을 늘리는 상향 조정을 주문하며 “요건을 아주 엄격히 해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대상만 하라”고 강조했다.
재정경제부는 1997년 제도 도입 후 30년이 되는 만큼 제도 전반을 재설계해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가업상속공제의 지원 취지에 맞지 않는 업종은 적용 배제를 추진하고, 현장 실태점검과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조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