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과 송강호를 한 프레임에 담은 순간이 제 커리어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 시즌2 공개를 앞둔 이성진(사진) 감독은 7일 한국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2023년 스티븐 연 주연 첫 시즌으로 에미상 8관왕을 거머쥔 데 이어, 이번 시즌 역시 이 감독이 연출과 감독을 맡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시즌2 주연 배우 찰스 멜튼도 함께 자리했다.
시즌2는 미국 최상류층이 모인 컨트리클럽을 배경으로 네 커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감독은 “시즌1에서는 한국계 배우들과 한국계 미국인의 이야기를 했다면 시즌2에서는 한국에 뿌리가 있는 혼혈이 정체성을 줄다리기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재벌의 세계를 주요 소재로 삼았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성공 이후 한국을 자주 오가게 됐고, 방탄소년단(BTS) RM의 뮤직비디오도 찍었다”며 “K팝 아이돌이나 CEO들과 어울려보며 그 세계가 매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한국적인 부분을 더 많이 담아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캐스팅한 인물이 윤여정과 송강호다. 윤여정은 억만장자인 컨트리클럽 주인 박 회장 역을, 송강호는 그의 두 번째 남편 김 박사 역을 맡았다. 찰스 멜튼은 컨트리클럽 말단 직원 역을 맡았다.
이 감독은 “송강호는 처음에 섭외를 거절했는데, 윤여정이 송강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두 배우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을 찍을 때 봉준호 감독이 촬영장을 깜짝 방문했다”며 “봉 감독이 모니터를 보고 제 옆구리를 쿡쿡 찌르면서 ‘이 프레임 진짜 이렇게 찍을 거예요? 확실해요?’라고 농담했다. 그 순간이 내 커리어의 가장 하이라이트였다”고 전했다.
찰스 멜튼은 한국계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배우. 어릴 때 6년간 한국에 살았고, 열한 살에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 그는 “한국에서 촬영하고 한국적 요소를 다룰 수 있어서 제게는 고향으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며 “한국계 미국인인 이성진 감독이 나처럼 한국인과 백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송강호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존재감이 엄청났고, 윤여정은 말로 할 수 없는 위엄을 뿜어내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